브린니의 서재
파블로 네루다 <난 내 이름을 모른다>
난 내 이름을 모른다 언제까지 이 나를, 나는 모두에게 묻곤 했었지, 혼잣말처럼, 지치거든, 사람이 항상 같은 사람이 된다는 거, 이름도, 숫자도 같은 잊혀진 시계처럼, 도구처럼 다시 늘 침묵만 새로운 칼 손자루처럼 손에 닳아진. 똑-같다는 것은 죽음이 쌓이고 있다는 것, 결국 쉬는 거지 이 무릎과 핏줄만 쉬는 것이 아니라 이 우리의 이름도 하도 달고 다녀서, 하도 끌려 다녀서 불쌍한 병정처럼 내뱉어진 신세 흙과 전쟁 사이 반쯤 죽어서. 난 기억하지, 그 언젠가 내 이름 첫 세 글자를 잃어버렸을 때 말이야 그 말은 누구 말일까 내 말, 아니면 내 조상의 말? 확실한 건 난 남의 빚을 지고 살기 싫었어 그래 난 날 새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했지 : 성도 새로 주고, 이름도 새로 달고 그리고 이 내 스스로 ..
2020.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