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글 목록 (6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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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71

길병민 콩쿠르 참가곡 <조용히 해, 조용히 해> 국가대표 성악가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은 따뜻한 미소와 신사적인 태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의 표현력과 연기력은 그 이상의 여러 가지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스 파트는 오페라에서 왕이나 장군 등의 무게감 있는 역할이나 인간의 영혼을 어둠으로 끌고 가려는 악마의 목소리에 어울립니다. 2018년 비오티 오페라 콩쿠르 참가곡 는 독일 오페라사에서 바그너 다음으로 중요한 작곡가 칼 마리아 폰 베버의 오페라 에 나오는 곡으로 악마에게 영혼을 판 카스파르가 자기 대신 지옥으로 떨어질 사람을 유혹한 후 승리를 염원하는 노래입니다. www.youtube.com/watch?v=fgqKJoW8J10 길병민은 이 곡을 2016년 서울 국립오페라단 콩쿠르에서도 연주했는데, 두 연주를 비교해 보면 2년의 시간 동.. 2020. 8. 23.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수현 서예지, 진짜 얼굴을 찾아가는 여행 트라우마를 지닌 채 살아간다는 것은 엄청난 고통을 동반합니다. 더욱이 그 트라우마가 과거에 한 번 경험한 것에 그치지 않고, 지금도 반복되며 괴롭히고 있다면 정말 힘든 싸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의 주인공들은 모두 트라우마를 지닌 채 반복되는 악몽, 혹은 악몽 같은 현실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정세는 자폐증세를 보이는 38세 어른이지만 청소년 시절 어머니가 바로 눈앞에서 살해되는 것을 목격한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 살인범이 목격한 것을 입 밖에 내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뒤부터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입니다. 무서워서 감히 살인범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가슴에 달린 나비 브로치만 보았을 뿐입니다. 나비가 많이 날아다니는 봄엔 나비에 쫓기는 악몽에 시달리며 집을 버.. 2020. 8. 17.
길병민 협연 합창교향시 <코리아판타지> 2020년 광복절 기념 국립합창단 합창축제는 8월 14일과 15일 이틀간 열렸는데, 15일에 연주된 합창교향시 에는 팬텀싱어3로 인기를 모은 국가대표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이 협연하였습니다. 작곡가 오병희의 창작 교향시인 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 그려진 고래 그림을 우리 민족에 대입하여 고래 사냥으로 죽어간 고래들처럼 일제 식민주의의 압제에 암울한 역사를 견뎌야 했던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극복과 희망을 담아 미래로 향하자는 원대한 꿈을 선포하는 내용입니다. 길병민은 이 대서사시의 핵심 두 부분, 즉 일제 치하에도 굴하지 않는 을 독창하였고, 광복을 맞아 대한독립만세를 부르는 마지막 곡 를 모든 합창단원들과 함께 협연하였습니다. 독창곡 의 가사는 윤동주의 입니다. 일제의 억압에 짓밟혔으나 굴하거나 도망치.. 2020. 8. 16.
길병민 콩쿠르 참가곡 <오, 나의 애틋한 사랑이여> 노래하는 이는 노랫말에 감정을 담아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마련입니다. 같은 노래라도 자기만의 해석과 상상력이 풍부하게 담겨 있을 때, 듣는 사람들이 더 큰 감동을 받는 것 같습니다. 길병민이 부르는 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노래 뒤편에 담긴 스토리가 영화처럼 펼쳐지는 장대함을 봅니다. 그는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음유시인처럼 보이기도 하고, 노랫말의 주인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곡은 2019년 제16회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 참가한 곡입니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글룩(Gluck)의 오페라 중에서 파리데의 아리아인 이 곡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오, 나의 애틋한 사랑 그리운 이여 그리운 이여 그대가 호흡하는 그 공기를 나도 마신다오 결국 나도 호흡한다오 내가 어디를 보고 어디로 향하든 내겐 사랑하는 .. 2020. 8. 13.
길병민 콩쿠르 참가곡 <돈 후안의 세레나데> 어느 날 갑자기 영국에서 날아와 팬텀싱어3를 통해 따뜻한 흉성의 저음으로 아름답고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며 대중의 눈도장을 찍은 길병민은 국제 콩쿠르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일로도 유명합니다. 그의 콩쿠르 참가곡 중 유난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차이코프스키의 입니다. 바른 인성과 따뜻한 매너, 지적인 언어 사용 등으로 신사적인 엘리트의 면모를 보여온 그가 호색한이며 바람둥이로 알려진 돈 후안의 세레나데를 멋들어지게 부르는 모습은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2019년 제16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준결승 참가곡으로 부른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톨스토이의 시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노래라고 합니다.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100여 곡의 로망스 중에서도 이 곡이 가장 인기가 있고 유명하여 많은 성악가들에.. 2020. 8. 9.
길병민 콩쿠르 참가곡 <알레코의 독백,캠프 모두가 잠들었네> <그 저녁> 노래는 모두 이야기라고 하지만, 담긴 이야기의 깊이와 넓이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팬텀싱어3를 통해 존재감을 널리 알린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의 노래를 들으면서 노래에 이렇게 복잡하고 아름다운 서사가 담길 수 있구나 싶어 감탄합니다. 길병민이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오디션을 볼 때 지휘자가 평가하기를 “complicate(복잡하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을 담아 예측 불가능한 표현을 하기에 그의 노래에 관객이 빨려들 수밖에 없음을 보여줍니다. 오페라의 원작 소설을 읽고 그 시대의 역사 공부도 하면서 캐릭터에 대해서 깊이 공부한다는 그는 한 곡의 노래에도 복잡한 서사를 담아내기에 그 언어를 알지 못하는 이들도 묘한 감정에 빠져 한참을 집중하여 듣게 됩니다. 노래에 담긴 서사.. 2020. 8. 6.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수현 서예지가 건너는 출렁다리 출렁다리 위에서 인생을 느끼다 원주소금산출렁다리 강원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길 14 주말마다 란 드라마를 봅니다. 아침 뉴스를 빼놓곤 일주일 동안 거의 텔레비전을 켜지 않다가 주말에 드라마 한 편을 보는데 요즘엔 이 드라마에 마음이 가네요. 김수현과 서예지가 그리는 인생의 아픔과 그 아픔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극복해내는 이야기가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있는 가시를 조금씩 빼내주고 있다고나 할까요. 누구나 쉽게 꺼내지 못하는 아픈 이야기가 하나씩들 있으니까요. 그래서 김수현이 서예지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기로 마음먹으면서 처음으로 가는 곳, 바로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김수현은 일찍 부모를 잃고, 자폐증이 있는 형과 함께 살면서 자기 삶은 없고, 형을 보호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서.. 2020. 8. 1.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수현과 서예지가 보여준 ‘가족’의 역설 기괴하고 아름다운 드라마 는 여러 가지 다양한 매력을 요란하지 않게 잔잔히 풍겨냅니다. 우선 김수현과 서예지의 멋지고 아름다운 외모는 그저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는데다가 과하지 않으면서 맛깔진 연기력이 시청자로 하여금 자연스레 빠져들게 합니다. 김수현의 형으로 나오는 오정세의 자폐 연기 또한 애틋하고 코믹해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이 드라마를 기억하게 하는 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주인공들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내러티브의 힘입니다. 김수현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자폐증이 있는 형을 돌보아야 하는 사명을 띤 것처럼 어머니로부터 보호자의 역할을 강요받았고, 서예지는 추리소설 작가인 어머니가 살인을 저질러 아버지가 어머니를 괴물이라고 부르며 죽이고 그 딸인 서예지마저 괴.. 2020. 7. 30.
추사秋史의 집에 머물다 ― 김정희 고택에서 추사 김정희 고택 충남유형문화재 제43호 충청남도 예산군 신암면 추사고택로 261 짧은 시간이나마 집을 떠나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모든 일에 의미를 따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냥 느낌대로 훌쩍 떠나고 돌아오는 사람도 있지요. 의미를 따지는 사람과 느낌대로 흘러가는 사람 둘이서 한 집에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서로 의견이 달라 매일 싸울까요, 아니면 서로를 보완하면서 느낌대로 떠났다가 의미를 들고 귀가할까요? 느낌과 의미가 한 쌍으로 어울린다면 금상첨화 아니겠어요. 이번엔 추사의 고택을 방문하기로 했답니다. 이응노의 집에 놀러갔다 왔으니 그리 멀지 않은 추사의 집에 잠시 머무는 것도 퍽 즐겁겠다 싶었습니다. 화가의 집엔 느낌대로 가서 놀다왔는데 왠지 역사적 인물을 만나러 가.. 2020. 7.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