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민 콩쿠르 참가곡 <조용히 해, 조용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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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

길병민 콩쿠르 참가곡 <조용히 해, 조용히 해>

by 브린니 2020. 8. 23.

국가대표 성악가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은 따뜻한 미소와 신사적인 태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의 표현력과 연기력은 이상의 여러 가지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스 파트는 오페라에서 왕이나 장군 등의 무게감 있는 역할이나 인간의 영혼을 어둠으로 끌고 가려는 악마의 목소리에 어울립니다.

 

2018 비오티 오페라 콩쿠르 참가곡 <조용히 , 조용히 (Schweig, schweig)> 독일 오페라사에서 바그너 다음으로 중요한 작곡가 마리아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 나오는 곡으로 악마에게 영혼을 카스파르가 자기 대신 지옥으로 떨어질 사람을 유혹한 승리를 염원하는 노래입니다.

 

www.youtube.com/watch?v=fgqKJoW8J10

길병민은 곡을 2016 서울 국립오페라단 콩쿠르에서도 연주했는데, 연주를 비교해 보면 2년의 시간 동안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발전했음을 있습니다.

 

www.youtube.com/watch?v=V8zrjhEXQZA

17세기 중엽 보헤미아의 젊은 사냥꾼 막스는 농부 킬리안과 사격 연습을 하는데, 긴장 때문인지 자꾸만 총알이 빗나갑니다. 다음날 열리는 사격대회에서 1등을 해야 산림감독관의 아가테와 결혼을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악마에게 영혼을 산림감시원 카스파르가 나타나 마법의 실탄 7발을 만들어주겠다고 유혹합니다. 6발은 명중되는데, 마지막 발은 악마가 원하는 곳에 명중된다고 합니다.

 

막스는 불길한 마음이 들지만 사랑하는 아가테를 포기할 없어 유혹에 넘어갑니다. 카스파르는 악마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영혼을 내주어야 때가 되었기 때문에, 자기 대신 막스의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넘기려 하는 것입니다.

 

막스가 마법의 실탄을 받겠다고 하고 그곳을 떠나자 카스파르는 악마에게 바칠 영혼을 얻게 되었다고 득의양앙하여 아리아를 부릅니다.


Schweig, schweig,

조용히 해, 조용히 해.
damit dich niemand warnt!
아무도 너에게 경고하지 않는다!
Der Hölle Netz hat dich umgarnt,
지옥의 그물이 너를 사로잡는다.
nichts kann vom tiefen Fall dich retten!
그 어떤 것도 깊은 함정에서 너를 구하지 못해!
Umgebt ihn, ihr Geister,
그를 둘러싸라, 너 유령이여,
mit Dunkel beschwingt!
어둠과 더불어 활기에 찼구나!
Schon trägt er knirschend eure Ketten!
이미 그는 삐걱거리며 너희의 사슬을 운반한다!
Triumph, die Rache gelingt!
승리, 복수는 이루어졌다!

 


곡을 표현하기 위해서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넘긴 카스파르로 이입한 길병민은 소절조용히 Schweig 긴장감있는 여린 소리로 시작해 번째조용히 Schweig 위엄있는 강렬한 경고로 내뱉습니다.

 

 

조용히 , 아무도 너에게 경고해 주지 않아라는 구절을 눈을 가늘게 뜨고 냉정하고 차가운 음성으로 읊조립니다. 비열한 미소를 머금은 듯한 표정은 관객을 더욱 몰입하게 합니다.

 

 

무서운 표정으로 인상을 찌푸리면서지옥의 그물이 너를 사로잡는다라고 여러 반복해 노래하며 상대방의 목을 옥죄어듭니다.

 

그러곤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유령에게 이야기합니다. “그를 둘러싸라, 유령이여! 어둠과 더불어 활기에 찼구나. 이미 그는 삐걱거리며 너희의 사슬을 운반한다.” 막스는 유령의 사슬에 매일 것도 모른 스스로 사슬을 운반하듯 끔찍한 운명으로 빨려들고 있습니다.

 

모습이 이미 보이는 승리의 희열에 카스파르 길병민의 크게 눈은 공포 영화에서 봄직한 자비없는 악인의 눈을 표현합니다.

이후 전장에서 이긴 장군처럼 자신있게승리Triumph 외칩니다. 마치 승리한 자의 웃음소리처럼, 수많은 군악대가 승리의 팡파르를 울리듯이 연거푸 자축합니다.

그렇게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다른 이의 영혼 또한 팔려는 카스파르로 흑화된 길병민의 노래는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하지만 정말 아리아처럼 카스파르의 승리로 끝날까요? 막스의 일곱 번째 탄환이 향한 곳은 어디일까요?

 

막스를 사랑하는 아가테는 흰비둘기로 변한 자신을 막스가 총으로 쏘는 불길한 꿈을 꾸지만 모든 것을 신의 뜻에 맡긴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사격대회날 막스는 실제로 흰비둘기를 맞추기 위해서 총을 쏘는데, 마지막 탄환은 제멋대로 날아가 아가테를 향합니다. 하지만 아가테는 현자가 만들어준 화환을 쓰고 있었고 탄환은 화환에 맞고 튕겨 나가 카스파르에게 적중합니다.

 

결국 승리를 외쳤던 카스파르는 죽고 막스와 아가테의 사랑은 결실을 맺게 됩니다.

 

결말에 대한 해석은 분분한데, 신은 마음의 중심을 보기 때문에 의도부터 악했던 카스파르는 죽음으로 심판을 받고, 잠시 유혹에 흔들렸으나 마음 중심은 깊이 아가테를 사랑했던 막스는 용서를 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길병민의 이미지와 다소 어울리지는 않는 곡이지만, 연주의 화려한 기술과 표현력이 돋보이는 아리아로 감상할 만한 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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