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글 목록 (7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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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71

길병민 <마중> : 젊은 천재의 하무뭇한 그리움 허림 시, 윤학준 작곡의 창작가곡 은 많은 성악가들이 즐겨 불렀지만, 가장 많은 이들이 유투브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찾아들은 목소리는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의 입니다. 사뭇 인생의 깊은 통찰과 감성을 담은 이 가곡을 이십대의 젊은 청년이 불렀을 때,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시를 쓴 허림 시인은 강원도 홍천 내면의 깊은 오막에서 호젓하게 살아가며, 산과 들과 강의 품에서 안분지족의 마음으로 따뜻하고 푸근한 시들을 길어올리고 있습니다. 이 시를 서울 한복판에서 나고 자라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세계 각국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젊은 성악 천재가 어떤 마음으로 불렀기에 듣는 이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최근 팬텀싱어3에 출연한 이후 종종 짤막한 인.. 2020. 7. 24.
삼봉 선생님, 바다 보러 가실래요? 삼봉해수욕장 충청남도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가끔 사람들은 “바다 보러 갈까?” 하고 말을 툭 꺼내곤 합니다. 전혀 바다를 보러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물론 주말 어느 날 오후에 비는 시간이 생겨서 어디 갈까 고민하다 이런 말들을 나누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바다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할 뿐 바다 보러 가자고 입 밖으로 말을 내뱉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바다는 언제나 조금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요.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그렇지만 바다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무엇보다 바다까지 가기엔 마음의 거리가 좀 느껴집니다. 어쩌면 바다는 좀 멀리 떨어져 있어야 제 맛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당장 바다를 보러 갈 수 없는데도 바다나 보러 갈까, 하면서 바다를 떠올.. 2020. 7. 19.
이응노의 집에 놀러가다!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 이응노의 집 충남 홍성군 홍북읍 이응노로 61-7 비가 내리는 7월 일요일 오후,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날씨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바다를 보러갈 수도 없고, 산을 기어오를 수도 없죠. 차를 몰고 좀 멀리, 조용하게 간 듯 아니 간 듯, 살짝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산도 있고, 물도 있고, 숲도 있고, 그 속에 커피 한 잔 할 만한 데도 있는 그런데 가서 산책도 하고, 잠시 쉬었다 왔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비가 오니까 좀 멜랑콜리해졌는지도 모르지요. 아무튼 무겁지 않은, 그렇다고 레저를 즐기는 것 말고 비오는 평화로운 오후를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는 데 어쩌다 이응노의 집이 나왔어요. 누구누구네 집에 놀러간다! 어릴 때 친구네 집에 놀러 가던 생각.. 2020. 7. 15.
길병민 레떼아모르 결승곡―무한긍정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뜨거운 관심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린 팬텀싱어3의 결승 세 팀은 뚜렷한 색깔로 각자의 매력을 뽐냈습니다. 그 중에서 레떼아모르는 올바른 청년들의 이미지로 밝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런 팀의 색깔을 만들어가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이 팀의 막내이자 리더인 길병민입니다. 끊임없는 도전의 긴장 속에서도 늘 “행복하게 노래하자”라고 되뇌는 그의 긍정 에너지의 원천이 무엇인가 궁금하여 찬찬히 결승곡들을 들어보았습니다. 결승 첫 곡은 [You and I(Vinceremo)]로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가사에 어울리는 첼로 연주와 서양 중세의 돔 건축물 대리석 기둥의 우아한 배경 속에 하얀 조명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푸른 양복을 입은 잘생긴 네 남자가 달콤하고도.. 2020. 7. 13.
성악계의 김연아, 국가대표 베이스-바리톤 길병민 팬텀싱어3가 끝난 이후에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길병민이 이끈 레떼아모르는 ‘늦게 핀 꽃’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결승 2라운드의 레떼아모르 팀 첫 무대가 가장 완성도가 높았기에, 팀이 일찍 구성되었더라면 우승도 가능했을 거라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팬텀싱어3가 끝난 이후에 팬이 더 폭발적으로 늘어난 길병민은 최근 전설적인 피겨 여왕 김연아에 비교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물론 만 22세의 나이에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베이스 우승자가 되어 한국을 빛낸 이력도 그렇고, 조수미가 단원으로 활약한 영국의 로열 오페라단의 일원이라는 사실도 월드클래스 국가대표급입니다. 국제 콩쿠르 파이널 무대에서 삼십 분 가량의 독창 무대를 물 한 모금 안 마시고 다양한 곡들을 소화해 내는 엄청난 실력 또한 국가대표급입니다... 2020. 7. 6.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김수현이 보여준 인간의 이중성 드라마 에서 문강태 역할을 맡은 김수현은 자폐 증상이 있는 형을 돌보며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닙니다. 역할의 분위기에 맞게 김수현은 허름한 옷차림에 우울한 표정으로 등장했고, 드라마 초반에는 그저 일찍 어른이 되어야만 했던 아이의 아픔 정도로만 그의 과거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점차 김수현의 복잡한 내면이 드러나고 상대역 서예지가 맡고 있는 인격장애 캐릭터에 버금가는 심각한 내면의 균열이 있음이 감지되었습니다. 정신병원에서 보호사 역할을 맡고 있는 그는 환자들 앞에서 참으로 반듯하고 환한 웃음을 웃어주지만, 그 스스로는 자신의 웃음을 “조커 같다”고 느낍니다. 그 웃음은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 짓는 웃음이고, 자신의 내면은 한없이 어둡고 음울하기 때문에 그의 삶은 이미 수없이 .. 2020. 7. 5.
독야청청 팬텀싱어 길병민 팬텀싱어3 대망의 결승 2차전을 하던 날, 기대하며 기다리던 많은 팬들은 생방송 음향 문제 때문에 실망을 느끼고 말았습니다. 싱어들의 작은 숨소리마저도 생생하게 들리던 녹화 방송 때와는 달리 어수선하고 블렌딩이 안 되며 각자의 소리가 따로 놀아서 안방1열 시청자들은 감동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싱어들의 소리가 탁하게 나기도 하고, 음정이 흔들리기도 했으며, 목소리가 약간 쉰 것 같은 소리가 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싱어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했고, 문자 투표까지 합산하여 최종 순위가 결정되었습니다. 이미 팬덤이 형성되어 있었던 터라 순위는 예상할 수 있었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길병민이 리더로 활약한 레떼아모르 팀은 3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돌연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길병민’이라는 .. 2020. 7. 5.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서예지가 담은 무의식의 여성상들 서예지는 일반 대중들에게 그 이름이 익숙할 만큼 유명한 배우는 아니었습니다. 나이 서른이 되도록 강한 인상을 남길 만한 작품의 주연을 맡은 일이 없었습니다. 마치 남자가 여자 목소리를 내는 것 같은 서예지의 낮은 저음에 대한 호불호도 있고, 전체적으로 수애의 이미지가 너무 떠올라 서예지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주연을 맡은 드라마 를 통해 대중들은 그녀의 얼굴과 이름을 강한 인상과 함께 기억할 듯합니다. 성형수술의 의혹이 있을 만큼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과 170cm에 43kg의 늘씬한 몸매가 나이 서른에 어울리는 요염한 성숙미까지 덧입어 그저 아무 말 없이 지그시 화면을 응시하는 표정만으로도 눈길을 확 끌 만큼 매력적입니다. 게다가 이 드라마는 제목처럼 사.. 2020. 6. 22.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서강준의 트라우마를 대하는 새로운 방식 수많은 드라마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의 단초는 트라우마입니다. 어릴 적 트라우마 때문에 고통 받던 주인공이 어떤 사건에 휘말리거나 순정적인 연인을 만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와중에 라는 드라마는 그 배경에서부터 마이너이기를 작정하고 만든 것 같은 신선함이 있습니다. 시골 폐가를 작은 책방으로 만들어 1960~70년대에나 있을 법한 간판에 이라고 쓴 모습부터 레트로 감성을 자극합니다. 역시나 시청률은 저조하여 보는 사람만 보는 드라마였지만, 마니아에게는 굉장히 아름다운 드라마로 기억됩니다. 이 드라마 역시 심각한 트라우마를 지닌 남녀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그 트라우마는 여주인공 박민영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박민영의 아빠는 평소의 다정함과는 달리 분.. 2020.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