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몽환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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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몽환의 시간

by 브린니 2020. 6. 16.

몽환의 시간

 

 

잠은 오지 않는데

자꾸 졸린다

이것을 뭐라 설명하지

책을 읽어서인가

 

로르카의 강의 백일몽

 

아내는 노특북을 열고

아름다운 가게를 찾아본다

하늘하늘

여름 원피스 한 벌

 

아지랭이 물안개 새벽운무

아내의 치맛자락이 흔들릴수록

나는 자꾸 멀리 달아난다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백일몽 속으로

 

일어나 텔레비전을 켜야겠다

꼴지를 두 해 연속 이루는

불멸의 야구팀의 더블헤더를 구경해야겠다

 

잠도 꿈도 생시도 아닌 시간

나는 마루 바닥에 누워

창에 걸친 구름을 본다

 

푸른 하늘을 한 조각 잘라낸 풍경

꽃 화분을 매단 자전거가 굴러간다

어린시절 가속도를 붙이고 달려가는

사물들이 무서운 시간이 지나간다

 

내게 없는 꿈들은 어디서 떠돌고 있는가

나는 어서 미래로 가서

꿈이 흘러가는 데를 막아서야겠다

 

어린시절

내가 없던 곳에서 내가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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