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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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달콤한 인생

by 브린니 2020. 6. 15.

달콤한 인생

 

 

그는 당뇨병에 걸렸다

커피를 마실 수 없고

야식으로 치킨과 피자를 먹을 수 없다

3년 전 실직과 최근 얻은 직장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

 

새벽마다 잠에서 깬다

실내 온도 24°C

생의 절망으로 몸을 부르르 떤다

이대로 죽는다면

아내와 아들은 과부와 고아가 된다 

오직 신만이 그들을 보호할 수 있다

 

일어나 스탠드를 켜니 아내의 수첩이 보인다

목살 2근, 파절임과 소스, ……

내일 장 볼 목록이 적혀 있다

언제까지 내일이 반복될까

 

목살에 소금 후추 간

간한 후에 칼집 내어 힘줄 끊기

밀가루 충분이 입히기

기름 넉넉히 두르고 고기 올리고 통마늘 올린다(약불)

통마늘 익으면 꺼내고 팬에 기름을 제거하고

버터 1큰술 넣고 센 불에 굽는다

 

지겹고 똑같은 일상이어서

부디 내일도 계속 되기를!

 

그는 기도를 마치고 잠에 든다

두 시간 간격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제발, 제발, 제발 달콤한 인생을 붙들고 씨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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