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산책] 진은영 <시인의 말>
본문 바로가기
독서 리뷰

[명시 산책] 진은영 <시인의 말>

by 브린니 2023. 9. 30.

시인의 말 

 

 

시인의 말

 

불행이 건드리고 간 사람들 늘 혼자지.”

헤르베르트의 시구를 자주 떠올렸다.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흘러갔다.

 

20228

진은영 

 

 

산책

 

가끔은 시인의 말에 그가 쓴 시만큼 감동할 때가 있다.

멋진 글이어서라기보다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일 것이다.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쓰던 시간들이 흘러갔다.

 

한 사람을 조금 덜 외롭게 해보려고

애쓴 적이 있었던가?

 

나의 외로움 때문에

너의 외로움을 모른 척 했던 때가

얼마나 많았던가?

 

진짜 그 사람의 외로움을 내 것처럼 느끼며

함께 외로워했던 적이 과연 있었던가?

 

 

불행이 건드리고 간 사람들 늘 혼자지.”

 

불행은 너무나 괴로운 일이다.

그런데 혼자라는 것은 더 큰 고통이 아닐까.

 

이런 진실을 아는 사람은

아마도 진짜 불행을 겪은 사람이 아닐까.

 

이런 진실이 뼈에 사무치는 사람은

정말 고독한 사람이다.

 

어느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는 외로움

어느 누구도 함께 나눌 수 없는 불행!

 

인생은 그런 것이다!

 

 

그런데 그 불행을,

그 외로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그게 진짜 사랑일까.

정말 사랑한다면 그게 가능할까.

 

어쩌면, 불행과 외로움이 없다면

 

네가 (시를) 쓰지 않아도 좋을 텐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