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태어난 김에 사는 것 같지만, 사실 매일매일 살아남고 있습니다.
더 치열한 시대를 살아남은 사람들도 물론 있습니다. 전쟁 통에 살아남은 사람도 있고, 정치적 격변기에 살아남은 사람들도 있고, 큰 사고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화시대에도 우리는 매일매일 치열하게 살아남기 위해 애를 씁니다. 직장에서, 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고통에서 질병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씁니다.
그 속에서 때로는 이겨서 승자로 살아남습니다. 그러나 진 사람도 치열하게 홀로 남아 눈물을 삼키며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그 모두의 살아남음이 외따로 있기에 슬프지만, 그런 인류로 뒤덮인 이 땅의 밤하늘에는 같은 별이 빛나고, 깊은 밤에 내쉬는 한숨은 어디로나 흘러가 서로 만나고 뒤섞입니다.
그걸 아는 한 남자 길병민의 노래가 세 남자 존노, 박현수, 김민석을 만나서 하모니를 이루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그 노래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불빛이 꺼지고
나 혼자 남았죠
뱃멀미 하듯 어지럽지만
한 잔을 기울였죠
웨이터는 나를 그냥 내버려 두네요
걸으면서 나는 생각했죠
차가운 공기가 날 깨울 거라고
아니면 난 잠들겠죠
깊은 밤하늘을 바라봐요
내 주위를 둘러보며
혼자 길 위에 있다고 생각했지만
누군가 있네요
따뜻한 위로의 노래를 부르는 남자의 눈에서는 한 줄기 눈물이 흐릅니다.
화려했던 불빛은 꺼지고, 떠나보낸 동료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혼자 남은 외로움으로 뱃멀미하듯 어지럽지만 쓸쓸함을 이기지 못하고 한 잔 술을 기울일 때, 웨이터는 그를 그냥 내버려 둡니다.
무심인지 배려인지 알 수 없는 웨이터의 행동처럼 우리 마음도 무심인지 배려인지 다른 사람에게 한 마디 말을 건넬 수가 없고, 멈춰 서 있는 우리에게도 아무도 말을 건네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홀로, 홀로, 계속 됩니다.
혼자 걷는 인생의 길에 함께 하는 것은 밤하늘과 차가운 공기뿐,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라던 어느 노시인의 시 구절처럼 고독한 길 위에서 누군가의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누군가 있네요
누군가 있네요
당신과 함께
당신과 함께
홀로 흘린 한 줄기 눈물과 함께 다시 웃어봅니다. 누군가 있습니다. 나와 같은 사람이...... 고단한 인생의 길에서 우리는 누구나 살아남아 오늘도 걸어갑니다.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고, 아무에게도 말을 걸 수 없어도, 우리는 모두 외로운 길에 살아남아 있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 있습니다.
아름다운 노래로 혼자가 아니라고 이야기해줘서 고맙습니다.
www.youtube.com/watch?v=Kez38967c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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