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1
에드워드 호퍼를 보러가는 길
길이 꽉 막혔고
심장이 요동치는데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데
다스린다는 말은 피지배인들에게 예의가 아니다
고속도로가 막히고
자동차를 버리고 싶을 때
헬기택시를 부르고 싶을 때
생각한다
호퍼 이후에 무엇이 있는가
현대인들의 소외를 심각하게 파헤쳤던 모던과
포스트모던 예술 너머엔 무엇이 있는가
현대인들은 새장에 갇힌 채 이제 그저
인생을 즐기며 다른 생각이란 멈춘 것인가
새장을 벗어나 고생했던 자유의 추억을 벌써 부정하는가
젠더와 그린과 생태를 너머
도달한 것이 메트릭스란 말인가
아무것도 없는
믿어야 할 가치
싸워야 할 대의명분
감정을 다 소진하는 미친 사랑
아무것도 없는(모든 것을 다 갖춘)
사막의 메타도시
오직 초자아의 즐기라는 명령에 복종하는
욜로족들의 꿈에 취한 세상
호퍼는 오늘 무엇을 말하는가
노스텔지아는 어떻게 침묵당하는가
현대 미술에 오래된 철학을 담는 것
파편화된 삶에 공동체 윤리를 내면화하는 것
호퍼에게 가는 길은 생각하는 자동차의 긴 행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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