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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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베토벤

by 브린니 2023. 6. 8.

베토벤

 

 

침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자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달아나

불안과 소외 속에서

내면의 소리에만 귀기울였던

집 속의 여행자

 

그의 얼굴은 경련에 떨었다

잘 짜여진 형식에 저항하는 일그러짐

기쁨과 향락의 느낌 너머

음율의 단호함

 

그의 귀는 숭고한 다른 세계로 떨어져 나갔다

어느 화가가 자신에게서 귀를 떼어놓았던 것처럼

빛이 없는 세계에서 상상할 수 있겠는가

소리 없는 진공에서 친구를 부를 수 있는가

 

아무것도 들을 수 없고

그 어떤 깨달음도 방해할 수 없는

칠흑같은 성스러움

믿음만이 태고의 소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침묵을 들을 수 있는 자

침묵을 들려줄 수 있는 유일한 자

세상을 굽어보며 비통에 잠긴

신의 침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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