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따모 삐우
더 이상 너를 사랑하지 않으리
베이스 바리톤 남자는 절절히 떠난
사랑을 노래하는데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는 소리가
더 크게 사랑을 외치는 비명으로 들린다
폭우 사이로 불타오르는 얼굴
길은 물에 젖어 비틀거리고
자동차는 취한 듯 길 밖을 달리려고 으르렁거린다
사랑만큼 배신을 잘 하는 감정이 없고
사랑만큼 아름다운 거짓말도 없지만
길을 나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사랑을 반복하는 일은 언제나 슬프나 옳은 짓이다
비 때문에
바다에 가려는 생각을 접고
찻집에서 고요히 책을 읽다가
어느 소프라노가 부르는
슈만과 말러의 연가곡을 들으러 예술의 전당엘 간다
바다는 늘 거기 있으니 감흥이 적고
음악은 사람의 감정을 뒤섞여 새로운 자연을 다시 만들어내서일까
오늘 한 끼밖에 먹지 못했으나 지상의 양식에 배부르다
피렌체 가문의 정원에서 시를 쓰는 행복한 개가 된 기분
문득 개들은 사랑을 어떻게 이해할까 궁금하다
사랑이란 감정이 아니라 믿음이며 의지와 희생이라고 말해도
개는 알아듣지 못한다
사랑하면 그저 아껴주고 쓰다듬어주고 배불리 먹여주는 것
사랑은 모름지기 감정을 다해 애쓰는 것
감정을 느끼고 폭발하는 것
눈물에 푹 젖는 그런 슬픔이나 아픔
고통을 일부러 뒤집어 쓰는 것
그러므로 언제나 다시 사랑하지 않겠다며 버티는 것
처음이자 끝인 꿈
115년만의 폭우다
감정을 다친 개들이 우우 우는 소리가 차의 지붕을 때린다
논 따모 삐우
non t'amo più 더이상 사랑하지 않으리 / 이태리 가곡 / 파올로 토스티 작곡
(118) F.P.Tosti - Non t'amo più [#ODE_PORT_LIVE] [Byeong Min Gil] │ 오르페오 채널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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