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산책] 조용미 <당신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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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명시 산책] 조용미 <당신의 아름다움>

by 브린니 2022. 8. 1.

당신의 아름다움

 

 

당신은 늘 빛을 등지고 있다

내가 만든 구도이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객관적이어야 한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넘어서야 한다 더불어

당신의 아름다움은

 

윤리적이어야 한다

 

당신은 최종적으로 아름다워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빈틈없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고독한 사건이 되어야 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나로부터 발생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내게 늘

가장 큰 시련이다

 

당신 뒤에는 빛이 있다

당신은 빛을 조금 가리고 있다

 

 

조용미

 

 

 

산책

 

그러므로 당신은 빛을 숨기고 있다.

혹은 감추고 있다.

 

어쩌면 당신 뒤에 후광이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 뒤에 빛이 있기에

당신은 어둠 속에 있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빛나지 않는다.

 

 

당신의 아름다움이 나로부터 발생하는 한

당신의 아름다움은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당신의 아름다움이 빈틈이 없을수록

당신의 아름다움은 고독한 사건이 될 수 있다.

 

완벽한 것은 늘 고독하기에.  

 

 

나는 당신의 아름다움을 찬미할 수도 내 것으로 소유할 수도 없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나로부터 조금 떨어져야 보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은 거리 때문에 볼 수 있기에.

만질 수 없고 오로지 느낄 수만 있기에.

 

내게 늘 가장 큰 시련이다

 

당신의 아름다움은 내게 늘 고독이다.

 

 

간혹 사람들은 아름다움이 윤리를 넘어선다고 생각한다. 

윤리와 반대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적인 감동이 없는 아름다움이란 헛헛할 뿐이다. 

이때 '인간적인' 이란 철저하게 윤리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그 '인간적인' 것이 윤리를 넘어설 때도 있다. 

인간들은 윤리를 범할 때가 많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는 윤리적이다. 윤리란 인간만이 갖는 특이성이니까. 

 

윤리를 넘어선 아름다움을 우리는 최종적인 윤리의 미학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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