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당신은 기쁨의 마르지 않는 샘이었다가
두 사람을 위한 춤이었다가
깃털 같은 베개 위의 잠이었다가
침묵하는 사랑의 눈빛이었다가
비 오는 밤 낮은 노래 깊은 숨결이었네
죽음보다 느린 사흘이 지나고
당신은 알 수 없는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형체도 없이 불러도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네
무너지네
슬픔으로 끊어지는 현이
오장육부를 긁고 찢어놓았네
분노하는 폭풍이 휘몰아치다 떠나면
아픔이 더디게 수를 놓네
어린 시절 아버지 장례에서처럼
숨이 막혀
텅 빈 채 서 있네
어둠이 스멀스멀 몸 밖으로 흘러 나오네
게워내고 덜어내고
몸을 잊은 울림으로 만
고스란히 앉아 기다리네
당신
다시 오는 뒤꿈치를 든 소리
없는 당신
늘 다시 오는 꽃잎 열리는 음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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