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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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첼로

by 브린니 2022. 6. 26.

첼로

 

 

당신은 기쁨의 마르지 않는 샘이었다가

두 사람을 위한 춤이었다가

깃털 같은 베개 위의 잠이었다가

침묵하는 사랑의 눈빛이었다가

비 오는 밤 낮은 노래 깊은 숨결이었네

 

죽음보다 느린 사흘이 지나고

당신은 알 수 없는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형체도 없이 불러도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네

 

무너지네

슬픔으로 끊어지는 현이

오장육부를 긁고 찢어놓았네

분노하는 폭풍이 휘몰아치다 떠나면

아픔이 더디게 수를 놓네

 

어린 시절 아버지 장례에서처럼

숨이 막혀

텅 빈 채 서 있네

어둠이 스멀스멀 몸 밖으로 흘러 나오네

게워내고 덜어내고

몸을 잊은 울림으로 만

고스란히 앉아 기다리네

 

당신

다시 오는 뒤꿈치를 든 소리

없는 당신

늘 다시 오는 꽃잎 열리는 음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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