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봄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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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봄비 풍경>

by 브린니 2022. 5. 2.

봄비 풍경

 

 

 

봄비가 후두두둑 떨어집니다

봄꽃잎들이 바람에 날려 세상은 온통 꽃비 그림

얼룩집니다

 

살구꽃 지고 그 비에 철쭉이 핍니다

그 사이

꽃잎 시체를 밟고 당신이 오시지 않나 물색없는

마음이 널뜁니다

 

봄이 오고 꽃이 피든

아직 없는 당신

 

당신 없이 죽지 못하는

불멸하는 생이 매우

밉습니다

 

바람은 꽃을 몰고 또 어디로 가서

불가능한 소식을 전하려는 것일까요

비는 여기 얼마나 머무를까요

 

비 그친 뒤 좁은 골목 끝에는

햇살 좋은 집 한 채 있습니다

사랑舍廊부터 문간방까지 볕이 속속 들어

그림자 없이 물방울을 녹입니다

 

비에 젖은 세상이 점점 뒷걸음질 칩니다

당신을 처음 보는 그때로 헛헛

어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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