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강기슭에서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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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강기슭에서 거듭

by 브린니 2022. 8. 6.

강기슭에서 거듭

 

 

당신의 깊은숨에는

많은 물소리가 들려요

 

한숨과 시름과 분노와 공포

슬픔을 지나온 무기력

자책과 죄책감, 섣부른 심판

 

사랑에 대한 갈망과 사랑할 수 없음에 기막힘

 

다 들어있네요

 

당신은 말 없는 노래를 불러요

침묵하는 강물의 여리고 푸른 숨소리

 

강을 건너야 한다는 당위와

결코 건너겠다는 강박과

건너지 못하리라는 불안과

실패의 두려움과 자기 배신감

 

마음에 녹슨 쇠를 예까지 끌고 왔어요

히로시마행 다이너마이트를 벼리고

강 건너 저편을 바라봅니다

 

세상에 없는 숫자를 셉니다

관념 속 숫자는 죽은 것일까요

 

인생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경우의 수

 

당신은 오래된 신발을 벗어둡니다

노래도 그치고

침묵도 멈추는 때

 

강을 건널 수 없다면

어우러져

물의 몸이 될 수 있겠지요

 

당신의 숨에는 두터운 강이 흐릅니다

살아 있으니 생은 아름답습니다

 

혹은

 

생의 두 번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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