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 아름다운 노랫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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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

하림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 아름다운 노랫말 9

by 브린니 2020. 12. 19.

다른 사랑, 다음 사랑 …… 사랑의 더블링?!  

 

사랑이라고 부르는 에로스는 숱한 말들을 낳는다.

사랑 그 자체보다는 사랑에 관한 말들이 세상을 떠돈다.

 

예를 들면,

 

실연당한 사람이 가장 쉽게 사랑에 빠진다.

실연의 상처는 다른 사람을 만나면 회복된다.

 

그렇다.

사랑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돌고 돈다는 것이다.

 

 

사랑은 의자와 같다.

한 사람이 앉았다가 다른 사람이 그 다음에 앉는다.

 

의자의 주인은 바뀔 수 있다.

한 번의 사랑이 가고 다른 사랑으로 그 자리가 채워진다.

 

사람들은 사랑을 연애와 동일시하고, 연애를 사랑이라고 한다.

그것이 에로스의 특징이다.

 

그러므로 하나의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이어지고,

사랑은 아픔과 슬픔과 고통을 남긴 채 또 다른 사랑으로 행복하고 들뜨게 한다.

 

연애가 깨어지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나면

후회와 아쉬움과 미련이 남고, 쓰라린 가슴을 부여잡고 울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면 씻은 듯 사라진다.

에로스는 다음 사랑을 예전 사랑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속성이 있다.

 

언제나 또 다른 사랑이 올 것이라는 기대로 설레게 한다.

이게 마지막이야, 난 죽고 싶어, 이랬던 사람도 어느새 다시 찾아온 사랑에 몸을 던진다.

 

 

사랑과 배신과 이별, 에로스의 3단계 역시 다른 사랑으로 무화無化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와 가치가 있지만

새것이 더 달콤하고 행복한 걸 속일 수 없다.

 

과연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는 것은 아름다운 일일까.

혹, 세월은 가도 사랑은 남는 것이 아닐까.

 

 

하림은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는 에로스를 담담하게,

혹은 약간 아쉬움을 섞어서, 아무도 탓하지 않고, 용서도 저주도 없이,

 

하지만 축복하거나 행복을 빌어주지도 못한 채 그저 흘러가는 사랑을,

강물이 흘러가고 또 다른 강물이 흘러들어오듯 왔다가 가는 사랑을,

 

다시 찾아온 사랑을 향해 손을 내미는,

에로스의 화학적 현상을 흥얼거리며 노래한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언젠가 마주칠 거란

생각은 했어

한눈에 그냥 알아보았어

변한 것 같아도 변한 게 없는 너

가끔 서운하니

예전 그 마음 사라졌단 게

예전 뜨겁던 약속 버린 게

무색해진데도

자연스런 일이야

그만 미안해하자

다 지난 일인데

누가 누굴 아프게 했건

가끔 속절없이 날 울린

그 노래로 남은 너

잠신 걸 믿었어

잠 못 이뤄 뒤척일 때도

어느덧 내 손을 잡아준

좋은 사람 생기더라

 

음오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이대로 우리는 좋아 보여

후회는 없는 걸

그 웃음을 믿어봐

믿으며 흘러가

다 지난 일인데

누가 누굴 아프게 했건

가끔 속절없이 날 울린

그 노래로 남은 너

잠신 걸 믿었어

잠 못 이뤄 뒤척일 때도

어느덧 내 손을 잡아준

좋은 사람 생기더라 우워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이대로 우리는 좋아 보여

후회는 없는 걸

그 웃음을 믿어봐

먼 훗날 또 다시

이렇게 마주칠 수 있을까

그때도 알아볼 수 있을까

라라라 라라라

이대로 좋아 보여

이대로 흘러가

니가 알던 나는

이젠 나도 몰라

라라라 라라라

 

https://www.youtube.com/watch?v=QjT7q9hxD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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