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 가족
아내와 아들이 붙어서 말싸움을 하고 있다
둘 다 상처 입은 짐승 같다
원망과 분노로 서로 잡아먹을 듯하다
다 내 탓이다
아버지와 남편에게 퍼부을 비난을 서로에게 쏟는다
미안하다, 용서해다오
나는 말 한 마디 못하고 한쪽 구석에서 보고만 있다
벽을 보고 무릎을 꿇는다
상처와 미움이 어디서 오는 줄도 모르고
근원이 몸 밖 다른 어디에 있는데
서로 할퀴고 물어뜯는다
알량한 가장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내게는 아무 말 않고, 참다 참다
서로의 고통이 더 크다고 다투고 있다
나를 둘러싼 모든 불가능 때문에 더 슬픈 가족
침묵으로 일관하다.
사랑을 말 할 수 없다!
나를 죽이고 행복하라
서로 등을 꿰맨 삼각형
사느냐 죽느냐, 깊은
구렁 사이 널뛰는 가족
폐허가 된 집구석, 경건해지다
'창작글(시, 짧은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트에서 일하는 손님 (0) | 2020.06.08 |
---|---|
하얀 어둠 (0) | 2020.06.07 |
혼인금지법 (0) | 2020.06.05 |
불 : 예술가들의 경우 (0) | 2020.06.03 |
딸기 (0) | 2020.05.3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