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박혜상 <방금 들린 그대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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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

소프라노 박혜상 <방금 들린 그대 음성>

by 브린니 2020. 12. 2.

소프라노 박혜상은 연약하고 아름다운 소프라노의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보여주는 매력과는 다른 종류의 매력을 발산합니다.

 

짧은 커트머리에서 느껴지는 자신감과 세련됨에서부터 걸크러쉬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그녀는 스스로 "나쁜 여자"라고 인터뷰하기도 하고, "10년 후에는 무대 위에서 야수가 되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녀는 클래식이 정말 좋고 만족한다고 하는데, 그녀에게서 풍겨나오는 연극배우와도 같은 감성에 많은 이들이 뮤지컬이나 팝페라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한답니다.

 

이렇듯 특별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의 노래가 세계 최고의 클래식 음반회사 도이치그라모폰의 눈에는 변화하는 시대 정신의 경계에 있는 성악가로 보였다고 합니다.

 

그녀의 연주 로시니의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 중에서 <방금 들린 그대 음성Una voce poco fa> 대해서 알아봅니다. 곡은 <세비야의 이발사> 중에서 1 5장에 나오는 로지나의 카바티나(독백)입니다. 이 노래로 도이치그라모폰과 계약했다고 하니 더욱 흥미가 가는 연주입니다.

 

가장 유명한 오페라 하나로 꼽히는 <세비야의 이발사> 많은 유산을 받은 아리따운 여인 로지나가 알마비바 백작과 사랑에 성공하는 이야기입니다.

 

로지나에게는 그녀의 막대한 재산을 노리고 그녀를 탐내는 후견인 의사 바르톨로가 있는데, 그는 다른 젊은이들이 로지나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집에 가두어둡니다.

 

세비야 근방의 넓은 영지를 가진 젊은 알마비바 백작이 로지나를 사랑하지만 다가가기 어려워 고민하는데, 이때 세비야의 이발사 피가로가 꾀를 내어 사람의 사랑을 이어준다는 내용입니다.

 

우선 피가로의 아이디어대로 알마비바 백작은 평민 청년 린도르로 변장하고 로지나의 창가에서 세레나데를 부릅니다.

 

린도르의 노래를 들은 로지나는 마음이 설레어 혼자서 독백의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가 바로 박혜상이 연주한 <방금 들린 그대 음성>입니다.

 

이미 늙은 후견인 바르톨로의 검은 속마음을 알고 있는 로지나는 린도르와의 사랑을 위해 후견인이 자신을 건드리면 독사가 되어 덫에 빠뜨리겠다는 강렬한 용기를 내며 노래를 부릅니다.

 

특히 자신은 본래 순종적이고 말을 듣는 상냥한 여자지만, 자신을 건드리면 가만 두는 독사가 된다는 내용이 재미있고, 박혜상의 뛰어난 표현력과 재미난 표정 연기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빨려들어 연주를 감상하게 됩니다.

원래 곡은 E Major 메조를 위한 곡인데, 후에 반음 높인 F Major 화려한 콜로라투라 기교를 넣어 실력있는 소프라노들의 애창곡이 되었습니다. 먼저 가사를 읽어보고 연주를 감상해 봅니다.

 

Una voce poco fa

방금 들린 그대 음성

​qui nel cor mi risuonò;

여기 나의 심장을 울리네;

​il mio cor ferito è già,

나의 심장엔 이미 사랑이 싹텄네

​e Lindor fu che il piagò.

그리고 그것을 싹트게 한 이는 린도르

​​Sì, Lindoro mio sarà;

그래요, 린도르는 나의 것이 될 거예요;

​​lo giurai, la vincerò.

나는 맹세했고, 그럴게 될 거야.

​Sì, Lindoro mio sarà;

그래요, 린도르는 나의 것이 될 거예요;

​​lo giurai, la vincerò.

나는 맹세했고, 그럴게 될 거야.

​Il tutor ricuserà,

후견인은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io l'ingegno aguzzerò.

나는 지혜를 짜내죠.

​​Alla fin s'accheterà

마지막에는 그도 마음을 가라앉혀

​e contenta io resterò.

내가 만족하게 될 거예요.

​​Sì, Lindoro mio sarà;

​그래, 린도르는 내 사람이 될 거야.

​​lo giurai, la vincerò.

그렇게 맹세했죠,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야.

​​Sì, Lindoro mio sarà;

​그래, 린도르는 내 사람이 될 거야.

​​lo giurai, la vincerò.

그렇게 맹세했죠, 틀림없이 그렇게 될 거야.

 

​Io sono docile, son rispettosa,

나는 순진하고, 나는 겸손해요,

​sono obbediente, dolce, amorosa;

나는 온순하고, 상냥하고, 사랑스러워요;

​​mi lascio reggere, mi fo guidar.

사람이 시키는 대로, 말하는 대로 따르죠.

​​Ma se mi toccano dov'è il mio debole

그러나 만일 누군가 나의 약점을 건드린다면

​​sarò una vipera e cento trappole

나는 독사가 되어 백 개의 덫을 놓아

​prima di cedere farò giocar.

굴복하지 않을 거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oVyZ_QjNNZ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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