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광화문 연가> : 아름다운 노랫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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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

이문세 <광화문 연가> : 아름다운 노랫말 7

by 브린니 2020. 12. 2.

눈 덮인 정동 성당 길을 걸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광화문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른가.

교보빌딩? 이순신 동상? 촛불 집회?

 

광화문 큰 길 말고 뒷길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눈 덮인 골목길을 누군가와 걸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기억하고 있다.

 

어떤 사건이 아니라 그냥 길,

정확하게 무엇, 무엇을 보았는지 잊었지만 그냥 그 풍경.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다 잊었지만 그냥 누군가와 웃고 떠들었던 기억

세상이 아무리 떠들썩해도 고요하기만 한 성당 앞 길, 골목, 벤치.

 

아무나 그냥 들렀다가 그냥 떠나는,

그냥 앉았다가 툭 털고 일어서는,

 

그저 느낌만으로 남아 있는 어느 겨울 날의 풍경,

풍경조차 푸르스름하게 지워지고 단지 어떤 감각.

 

지금 회상하면 행복하고, 춥고, 동시에 따스한 느낌,

다시 떠올리면 슬프고, 아름답고, 우울해지는 느낌.

 

느낌들, 뒤에 따라오는 느낌과 느낌들, 느낌뿐인 풍경들.

흐릿하고 희미하고, 느릿느릿, 스멀스멀 올라오는 풍경 속의 풍경들.

 

 

이런 느낌처럼 <광화문 연가> 푸르고, 흰, 춥고, 따스하고, 눈물 맺히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광화문 연가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다정히 걸어가는 연인들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향긋한 오월의 꽃향기가

가슴 깊이 그리워지면

눈 내린 광화문 네거리

이곳에 이렇게

다시 찾아와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세월을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힌 조그만 교회당

 

https://www.youtube.com/watch?v=mezYFe9DL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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