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고학년 추천도서] 빌리 슈에즈만 <잘 가라, 내 동생>
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자녀교육

[초등 고학년 추천도서] 빌리 슈에즈만 <잘 가라, 내 동생>

by 브린니 2020. 11. 25.

벨기에의 작가 빌리 슈에즈만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자연과 환경을 소재로 소설을 써서 여러 차례 청소년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의 < 가라, 동생> 멕시코를 배경으로 소년이 죽은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병원에서 죽어 누워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 소년 벤야민은 두렵다기보다는 오히려 신기하고 재미있어 합니다.

 

놀라운 것은 소년이 슬퍼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괜찮다고, 자신은 멋진 인생을 살았다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물론 말은 가족들의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벤야민은 눈물을 흘리는 누나와 엄마의 손을 가만히 잡아보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전혀 느낄 수가 없습니다. 벤야민은 몸이 가벼워진 것을 느꼈고, 배가 고프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움직임도 자유로워집니다.

 

하지만 살밖에 되었기에 죽은 사람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때 나이가 많아 돌아가신 피엔체 할머니를 만납니다. 할머니 역시 방금 돌아가신 분이지만 죽은 사람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벤야민에게 시체 안치실이 어딘지도 가르쳐 주고 장의사가 벤야민의 죽은 몸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도 알려줍니다.

 

벤야민의 장례식날, 벤야민의 몸은 관에 들어가고 속에 묻히지만 벤야민은 살아있는 사람들 옆에 서서 광경을 바라봅니다.

 

삼촌은 벤야민을 추억하는 시를 써서 읊어주고 사람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장례식이 끝난 후에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모두가 돌아간 무덤가에서 비로소 벤야민은 홀로 죽어 있다는 것을 느끼고 슬퍼집니다.

 

피엔체 할머니는 벤야민을 데리고 죽은 자들의 축제에 데리고 갑니다. 거기에서 죽은 사람들은 모두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춥니다.

 

어떤 사람들은 몸이 아주 옅어져 연기처럼 보일락말락 합니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제 슬픔을 극복하고 떠나보내줄 준비가 사람들은 그렇게 점점 옅어져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완전히 사라지면 영원한 평안과 휴식으로 들어갑니다.

 

피엔체 할머니는 나이가 많아 돌아가셨기 때문에 가족들이 이미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차라 얼마 지나지 않아 몸이 옅어지며 사라집니다. 하지만 축제에서 만난 친구 쿠르트는 죽은 6년이나 지났는데도 조금도 몸이 옅어지지 않았습니다.

 

쿠르트의 가족은 쿠르트의 죽음에 대해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직장 생활도 일상 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우울에 빠져 가족간의 대화도 없고 서로의 건강도 돌보지 않습니다. 쿠르트는 자기가 죽은 후에 가족의 인생이 이렇게 망가져 가는 것에 대해 너무나 슬퍼합니다.

 

주인공 벤야민의 가족들은 쿠르트의 가족과 다릅니다. 너무나 슬퍼서 견디기 힘들지만, 엄마는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애도 모임에 가서 슬픔을 이야기하고 위로를 받습니다.

 

벤야민의 누나 역시 너무나 슬프지만 밝게 웃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소풍을 갑니다. 가서 벤야민의 연을 날리며 벤야민을 추억하며 마음이 아프긴 해도 일상생활을 이어갑니다.

 

벤야민의 아빠는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벤야민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치웁니다. 그것들이 눈에 보이면 더욱 마음이 아파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매년 갔던 여름휴가도 전혀 기분이 아니지만, 그래도 여행을 갑니다. 슬퍼하며 우울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을 죽은 벤야민도 기뻐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여행을 가서 벤야민과 함께 했던, 사랑했던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벤야민에게 편지를 씁니다.

 

멕시코에는 만령절이라는 축제가 있습니다. 죽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기간이지요. 이때 가족들은 사랑했던 죽은 이를 추억하며 촛불을 켜고 꽃과 해골 장식을 하고 가면을 쓰며 죽은 자들을 기립니다.

 

벤야민의 가족과 쿠르트의 가족도 만령절을 기념하며 묘지로 오는데, 건강을 돌보지 않던 쿠르트의 아버지가 심장 발작을 일으키고 벤야민의 누나가 응급조치를 하면서 가족 간에 인연이 생겨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같은 아픔을 가진 가족에게 쿠르트 가족이 슬픔을 털어놓기 시작하자 조금씩 슬픔을 극복하게 됩니다. 그리고 쿠르트의 몸이 옅어지면서 드디어 세상을 떠돌지 않고 평안한 하늘나라로 있게 됩니다.

 

벤야민의 몸도 조금씩 옅어지는데, 쿠르트는 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는 것이 벤야민을 잊는다는 뜻이 아님을 분명히 말해줍니다.

 

가족들이 벤야민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사랑하지만, 다시 삶을 충실히 살아갈 있도록 슬픔을 극복하는 과정임을 알고 벤야민도 남은 가족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있기를 바라며 평안하게 자신의 사라짐을 받아들입니다.

 

벤야민 가족은 벤야민이 좋아했던 연을 날립니다. 벤야민의 누나는 높이 올라간 연을 바라보며 연줄을 손에서 놓고 말합니다. “ 가라, 동생

 

어린이들은 죽음에 대해서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친척의 죽음을 경험한 경우에는 죽음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관이 속에 들어가 묻히는 것을 아이들은 두려움을 느껴 영원히 죽지 않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죽은 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궁금해 하기도 하고 공포 만화 등을 통해 귀신이 되어 사람들을 무섭게 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책은 죽음에 대해 어린이들이 가진 편견이나 두려움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꾸어 줍니다. 죽는 것이 끝이 아니며 죽은 후에도 의식을 가진 존재로 남아 살아있는 사람들을 바라볼 있고 살아있는 사람들과의 감정, 유대의 끈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이야말로 살아있는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고, 과정을 통해서 죽은 사람 역시 평안을 얻을 있게 된다는 성숙한 관점을 갖게 합니다.

 

이런 관점은 작가 빌리 슈에즈만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죽었다가 살았다고 여겨지는 많은 체험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언입니다.

 

심장이 멈추었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죽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든지 자신의 심장에 제세동기로 자극을 주고 있는 의사를 바라보는 경험들을 합니다. 죽은 후에도 우리의 의식이 어떤 형태로든 계속 된다는 것입니다.

 

물질에 의해 의식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존재하는 의식이 잠시 물질을 입어 인간이 경험을 하는 게 바로 인생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경험은 공통적으로 사람을 정직하게 하고 진실되게 하며 타인에 대하여 따뜻한 마음을 품게 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삶이 끝이 아니라는 , 후에도 영원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사람들은 땅의 삶에 대해서 넉넉해집니다. 땅의 인연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집니다. 이별의 경험에도 성숙하게 대처하며 이별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넉넉히 떠나보내고, 자신도 때가 되면 기꺼이 떠날 있게 됩니다.

 

책은 어린이나 청소년 혹은 어른들에게도 죽음과 애도에 대해 깊은 이해와 평안을 갖게 합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