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고학년 추천도서] 황선미 작가의 <일기 감추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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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자녀교육

[초등 고학년 추천도서] 황선미 작가의 <일기 감추는 날>

by 브린니 2020. 10. 6.

초등학생들은 일기를 쓰라는 숙제를 받게 됩니다. 일기 숙제를 좋아하는 친구는 드뭅니다. 그래도 일기를 통해 가끔 성장하는 친구도 있게 마련입니다.

 

여기 황선미 작가의 <일기 감추는 > 일기 쓰기를 통해서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친구의 이야기를 엿볼 있습니다.

 

주인공 나는 아파트 울타리를 뛰어넘지 못하거나, 하는 어린아이입니다. 때때로 아이들은 울타리를 뛰어넘어 길을 가로질러 곧장 학교로 갑니다. 울타리를 뛰어넘는다는 것은 규칙 위반이며 반항이며, 동시에 그것을 있을 만큼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 그것을 모르는 주인공 나는 울타리를 뛰어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울타리를 뛰어넘는 아이 경수는 주인공 나가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일기장에 고자질로 써서 선생님께 꾸중 들었다는 오해를 합니다. 경수는 주인공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며 위협을 합니다.

 

주인공 나는 경수의 일이 고민되어 힘든데 엄마는 일기장에 전부 써서 선생님께 알리라고 합니다. 말대로 했다가 오히려 주인공 나는 선생님께 일기로 고자질해서는 된다고 야단을 맞습니다.

 

즈음 엄마와 아빠는 싸움을 시작합니다. 아빠는 어느 술을 잔뜩 마시고 들어와 다음 출근을 하지 않습니다. 다음날도, 다음날도…… 아빠는 어찌된 일인지 회사에 가지 않습니다. 엄마는 울고 아빠와 싸우는데 이야기를 일기장에 쓰면 된다고 합니다.

 

어떤 친구는 일기장을 만든다고 합니다. 하나는 선생님께 내는 용도, 하나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쓰는 용도로 나뉜다고 합니다. 주인공 나는 그렇게까지 하기는 싫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되 선생님이 보아서는 되는 일기라면 내지 않습니다.

 

벌로 교실 청소를 하고 문을 잠그고 열쇠를 교무실에 가져다 두어야 하는 귀찮은 일이 계속되지만 주인공 나는 기꺼이 벌을 받더라도 정직하게 일기를 쓰고 제출하지 않는 방식을 택합니다.

 

그리고 과감히 울타리를 넘어보려 합니다. 규칙을 어기고 벌을 받더라도 자신의 앞에 놓인 장애물을 뛰어넘어 보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넘어져서 아프지만 경수가 넘는 법을 알려준 후로 성공하게 됩니다. 경수와의 갈등은 일로 해결이 됩니다. 아빠는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떠납니다. 주인공은 아빠를 기다립니다.

 

일기를 내지 않아 매일 벌을 받고, 회사에 가지 않고 여행을 떠난 아빠는 언제 돌아올지 모르고, 자주 우는 엄마의 슬픔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어두운 하루하루는 커튼이 드리워진 교실처럼 어둡고 음울합니다.

 

그러나 이제 울타리를 뛰어넘을 있게 주인공 나는 교실로 들어가 커튼을 활짝 젖힙니다. 그리고 외칩니다. “이제 아침이야, 일어나, 교실아!”

 

주인공 나의 외침은 자기 자신의 내면에게 외치는 소리입니다. 규칙 위반을 하더라도 당당하게, 아빠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도 당당하게, 엄마의 슬픈 눈물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내면에 빛을 주려 외치는 것입니다.

 

초등 고학년이면 세상을 만한 나이입니다. 우리의 삶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들이 그리 단단하지 않다는 , 쉽게 흔들리고 그리 믿을 만하지 않다는 , 세상의 모든 규칙들을 지키면서 살아가기란 어렵다는 , 때로는 나만의 어떠한 이유로 인해 그것을 거슬러 져야 할 책임을 지면서까지 묵묵히 나아갈 때도 있다는 , 그런 인생의 부조리들을 조금씩 알아가는 나이입니다.

 

슬프지만 그렇습니다. 그걸 모른다면 이후의 삶을 살아갈 없겠지요. 책은 아이 혼자 읽어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울타리를 뛰어넘는다는 것의 의미를 혼자만의 독해로 찾아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울타리, 마음의 장애물을 넘는다는 , 불안과 슬픔과 초조함의 울타리를 그렇게 넘어가는 일의 필요성을 이야기해주면 아이는 마치 이미 알고 있었던 것처럼 신기하게도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미 나이면 안다는 것이 새삼 슬프지만 그게 인생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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