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년 추천도서] 신양진 작가의 <녹색 인간>
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자녀교육

[고학년 추천도서] 신양진 작가의 <녹색 인간>

by 브린니 2020. 9. 23.

초등 고학년이라면 세상을 조금씩 알아갈 때입니다. 아직 어리다고 온실 속에만 있다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갑자기 배우고 알아야 할 수준의 내용들이 넓어져 허허벌판에 듯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을 알아가는 일이 재미있는 동화책으로부터 시작된다면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그런 하나가 바로 <녹색 인간>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요즘 아이들이 읽기에도 거부감이 없을 만큼 스피디하고 재미있는 가상 미래의 이야기이지만, 오늘날의 현실을 첨예하게 담고 있기에 유전공학의 문제로부터 국제적 기업의 문제까지 생각해 있으며, 작고 볼품 없어 보여도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낄 있는 책이어서 가족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봄직한 책입니다.

 

먼저 이야기의 배경은 2055년의 지구입니다. 지구에 식량 대란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들이 굶주려 죽고, 과학자들은 유전공학을 연구하여 사람과 식물을 합성해 사람이 스스로 광합성을 하여 먹지 않고도 살아갈 있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식물과 합성한 인간은 피부색이 녹색이며, 자기가 원하는 식물을 선택할 있기 때문에 향기로운 식물과 합성을 하면 꽃잎의 아름다운 색깔로 머리카락이 자라나고 향기가 납니다. 물론 광합성을 하므로 음식을 먹지 않아도 건강하게 살아갈 있습니다.

 

이런 녹색인간들이 사는 곳은 그린필드이고, 이런 녹색인간이 되지 못한 하류층 사람들이 사는 곳은 오리진필드입니다. 오리진필드 사람들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녹색인간들이 선심으로 주는 식량과 씨앗으로 농사를 지어보려 하지만 씨앗이 자라지 않습니다.

 

사실 알고보니 녹색인간을 만드는 알파 연구소의 원장이 씨앗들을 조작해서 씨앗이 자라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식량을 통제하여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것이었고, 오리진필드 사람들을 속여서 데려다가 질병 연구, 수명 연구를 하여 결국은 자신이 세상을 지배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오리진필드에서 실험 대상으로 그린필드로 건너간 주인공 여자아이 서린이와 연구소의 양심적인 연구원들의 목숨을 바친 저항으로 야욕을 들춰내고 원장이 감추어둔 진짜 씨앗으로 오리진필드의 땅에 농사를 지어 희망을 찾는 데서 동화는 끝이 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아이들도 책을 재미있게 읽는 것은 풀어나가는 방식이 게임처럼 빠르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고 생각해 있는 것은 현재도 이미 종자 개량을 통해 한 번만 자라고 다음해에는 싹을 틔우지 않는 일회성 씨앗을 세계적인 종자 기업 몬산토, 듀폰 등에서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도 씨앗을 사다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매년 외국산 씨앗을 구입하는 많은 돈을 들이고, 그에 맞는 비료와 농약도 들여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청양고추의 특허관까지 IMF 외국 기업에 팔려 도리어 우리가 로열티를 주고 사오고 있습니다.

 

이런 씨앗들은 일회성이라서 해만 농사를 지을 있습니다. 열매를 통해 씨앗을 얻어 보관했다가 다음해에 다시 심은 전통 농사법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유전공학을 통해 조작된 이런 일회성 씨앗들은 열매가 크고 많이 수확할 있어 상품성이 좋지만, 다음해에 다시 싹을 틔울 있는 능력을 제거해 버린 것입니다.

 

만약 이런 종자기업들이 가격을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눈에 보이지 않는 식량 식민지 시대가 펼쳐지고 것입니다. 책에 등장하는 그린필드에 지배당하는 오리진필드 사람들처럼요.

 

게다가 이들 씨앗은 유전자를 조작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 몸에 어떤 악영향을 줄지도 모른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씨앗 기업들은 유해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런 식품을 먹은 지가 아직 20년이 되었기 때문에 유해성을 검증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괜찮은 같아도 우리의 자녀 세대, 자녀 세대에서 어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토종 씨앗을 다시 살리자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작고 볼품없어 보이는 토종 씨앗의 열매가 사실은 우리 몸에 좋고, 진짜 생명력을 가진 것임을 알리는 운동들을 여기저기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경기도는 토종 테마 식물원을 도민에 개방하고 홍보하고 있다고 하니 책을 읽은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문하여 실제로 참관해 보고 토종 먹거리 체험도 해보면 좋을 같습니다.

 

이런 책을 읽고 부모와 유전공학에 대해서, 세계적 기업들의 횡포에 대해서, 미래 식량 주권의 문제에 대해서, 작고 볼품없는 것의 소중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자녀라면 생각의 넓이와 깊이가 당연히 달라지겠지요?

 

아마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나누는 살짜리 꼬마에게네가 어른보다 낫다 말할지도 모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