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추천도서] 캐시 케이서 <클라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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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자녀교육

[청소년 추천도서] 캐시 케이서 <클라라의 전쟁>

by 브린니 2020. 9. 15.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배경으로 책들은 무수히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수용소에서 살았던 경험을 토대로 쓰여진 책들을 보면 잔인하고 끔찍하기 이를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추천하려고 하는 책, 캐시 케이서의 <클라라의 전쟁> 유대인 수용소의 또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해줍니다.

 

작가인 캐시 케이서의 부모님들은 실제로 홀로코스트 생존자였는데, 그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책을 썼다고 합니다.

 

책의 주인공은 클라라 가족으로 유대인 의사 집안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클라라, 동생 베드로가 함께 단란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가 별안간 나치에 의해 테레진의 수용소로 가라는 통지를 받게 됩니다.

 

수용소는 그래도 다른 곳보다는 가장 나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쟁중에 국제 적십자 시찰단이 나치에 의해 유대인들이 잔인하게 수용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실상을 보기 위해 시찰을 오게 되는데, 나치는 다른 곳보다 이곳 테레진 수용소가 가장 낫다고 여겨 꽃도 심고 페인트도 칠하고 꾸며서 시찰단들에게 보여준 곳이었다고 합니다.

 

클라라 가족은 이곳에서 남녀 어른 수용소, 남녀 아이들 수용소에 각각 명이 떨어져 지내게 됩니다. 아버지는 의사라서 진료소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음식을 만들어 분배해주는 역할을 해서 식사 시간에는 클라라와 베드로, 남편의 얼굴을 있었고, 비록 형편없는 식사라 해도 직접 자기 손으로 떠줄 있어 그나마 위로를 받을 있었습니다.

 

경비병도 나치 경비병의 수는 적고 체코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어서 그나마 유대인 원로들의 회의도 진행되고, 회의에 의해 아이들은 비밀리에 교육도 받을 있었습니다. 수용소에는 유명한 화가, 예술가, 음악가, 교사들이 잡혀와 있었기 때문에 수준높은 교육을 받을 있었습니다.

 

게다가 음악가에 의해서 오페라 무대까지 공연을 하게 됩니다. 노래 부르는 재능이 있는 클라라는 오디션을 통해 뽑혀서 오페라 공연을 하게 되고, 적십자 시찰단 역시 무대를 구경하고 갑니다.

 

이때 아이들은 고민을 합니다. 오페라 공연 중에라도 불쑥 이건 거짓말이라고, 저기 심은 꽃과 페인트도 거짓이고, 식사도 형편없고, 침대에는 해충이 득시글득시글하며, 머릿니가 가득하고 씻을 물도 비누도 없다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가 목숨이 위험해질 있다는 것을 아는 아이들은 결국 참고 조용히 공연을 끝냅니다.

 

클라라와 베드로가 이곳에서 지낼 있도록 도와준 야곱이라는 남자아이는 다른 청년 명과 함께 탈출을 감행합니다. 비밀을 오직 클라라만이 알고 있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습니다. 클라라는 야곱이 탈출에 성공했는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궁금해하지만 결과를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클라라의 동생 베드로는 몸이 약해져 병들어 아버지의 지극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숨을 거둡니다. 시체들이 가득 쌓인 수레 위에 베드로를 싣고 가족들이 터벅터벅 따라가는 모습은 참으로 비참합니다.

 

수용소 6번방에서 클라라의 유일한 친구였던 한나는 동쪽 수용소로 가라는 통지를 받습니다. 동쪽 수용소는 아주 무서운 곳이라는 소문이 있어 모두들 두려워합니다. 결국 한나는 그곳으로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클라라가 수용소에서 2 넘게 지낸 드디어 전쟁이 끝납니다. 동생을 잃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클라라가 쓸쓸히 집으로 돌아오지만, 이미 클라라네 집은 다른 사람이 차지해 버렸고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살아갈 길이 막막합니다.

 

그러나 어렵게 다시 생활을 시작하고, 클라라도 학교에 다닙니다. 수용소에서 배운 공부가 확실히 효과가 있어 학교 생활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느 클라라는 공원 유대교 회당을 지나다가 벽면에 빼곡이 쓰여진 쪽지들을 봅니다.

 

전쟁이 끝난 헤어진 가족과 친지, 친구들을 찾는 쪽지들이 가득 붙어 있는데, 불쑥 가슴 뛰는 문구를 발견합니다. “경찰관이 프라하에 돌아와 참새를 찾고 있다.”

 

수용소에서 했던 오페라 공연에서 야곱은 경찰관 역할을, 클라라는 참새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클라라는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꺼내 무어라 글씨를 써서 옆에 쪽지를 붙입니다. 수용소를 탈출했던 야곱은 살아 있었던 것입니다. 클라라는 친구 한나와 동생 베드로를 잃었지만, 좋아했던 야곱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오릅니다.

 

때때로 감옥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나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봅니다. 그들의 이야기 중에 인상적인 것은여기도 사람 사는 데잖아요라는 말입니다.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감옥을 사람이 갇혀 있는 데라고 생각하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라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수십년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곳이 살아가는 생활의 터전입니다.

 

클라라는 처음에 수용소에 갔을 , 6번방의 아이들이 그곳을이라고 부르는 것에 놀랍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아이들이 왔을 , 이번에는 클라라가 그곳을이라고 표현합니다.

 

물론 그곳은 며칠에 번씩 통지를 받아 동쪽 수용소로 떠나는 무서운 곳입니다. 클라라 역시 이번에는 자기 이름이 불리지 않을까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그곳에도 살아가기 위한 규칙이 있고, 아프고 힘들어하는 옆의 아이를 위해 도와주는 배려가 있으며, 두려움 속에서도 전쟁이 끝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습니다. 그곳도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었습니다.

 

특히 놀라운 것은 그곳 다락방에서 오페라 공연을 한다는 것입니다. 낡은 천조각으로 의상을 만들어입고, 씻지도 못해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다닥다닥 붙어앉아 공연을 보며 행복해 한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언제 동쪽 수용소로 불리워갈지 모르는 오페라 가수와 음악가, 미술가들이 모여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배고픈 아이들이 꼬르륵 소리가 나는 배를 움켜쥐고 노래를 부르면서 행복해 한다는 !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가나 봅니다. 죽음의 위험이 코앞에 놓여 있는데도 노래를 부르며 위안을 얻는 존재인 인간의 영혼은 위대하다고 해야 할지, 비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극의 합일이 인간인가 봅니다. 동생의 주검을 수레에 실어 보내고 슬픔에 젖어 고통받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무대에서 노래할 있는 것이 인간이며, 생명의 살아있음인가 봅니다.

 

그렇게 유대인 학살의 시대를 지나온 클라라의 이야기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 청소년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합니다.

 

누군가는 클라라의 삶에 비해 우리 청소년들의 삶은 행복에 겹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누군가는 오늘날에도 학교폭력이니, 입시지옥 때문에 나름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고통의 경중을 객관적으로 따질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시간을 살아내는 방법을 배울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노래가 되었든, 아니면 다른 무엇이 되었든 우리는 살아있으면 다음을 기약할 있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살아 있으려면 고통 가운데서도 행복할 있는 방법을 찾아 살아 있는 것이 좋습니다. 누더기 옷을 기워 무대 의상이라고 만들어 입고, 머릿니가 버글거리고 꼬질꼬질한 얼굴로 노래하더라도 행복할 있다면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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