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성경 묵상은 평신도에 의한 평신도를 위한 묵상입니다. 화석화된 동어 반복의 신학적 용어들은 때때로 우리 삶의 부조리한 고통을 위로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보다 피부에 와 닿는 실제적인 깨달음과 설명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나눔을 하기 원합니다.
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 (마태복음 13장 45~46절)
이 비유는 천국을 밭에서 찾은 보화에 비유한 말씀 바로 뒤에 이어지는 말씀입니다. 두 말씀은 매우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습니다.
‘좋은 진주’란 예수님 당시에 페르시아만과 인도양 등지에서 나는 가장 비싼 보석이었다고 합니다. 부자가 아니고서는 이 진주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이 말씀에 나오는 ‘장사’는 ‘엠포로스’로 여행을 뜻하는 ‘포로스’에서 나온 말인데, 이곳저곳으로 여행 다니면서 물건을 파는 꽤 부유한 도매 상인을 뜻합니다.
이 상인은 ‘좋은 진주’를 찾고 있습니다. 흠과 티가 없고 모양이 바른 아주 귀한 진주를 찾는 것입니다.
이 사람은 우연히 밭에서 일하다가 보물을 발견한 농부와 다릅니다. 이 사람은 전문적인 상인의 안목으로 귀한 진주가 나는 곳을 스스로 찾아다닌다는 점에서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리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자연히 인생의 허망한 것을 좇게 마련입니다. 존재의 근원에 대해서 고민하며 주어진 삶을 올바르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는 사람은 당연히 세상적으로 잘 사는 것에 목표를 두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진리가 아니라면 그 다음 추구할 것은 당연히 부와 명예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 속에 등장하는 상인이 좋은 진주를 찾는다는 것은, 그가 진리를 찾는 사람, 즉 구도자(求道者)라는 비유입니다. 그냥 하루하루 생각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과는 달리 세상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면서 최고의 가치인 존재의 근원에 대해 알기를 구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찾아헤맨 끝에 결국 그는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는 “좋은 진주”를 찾았지만 그에게 주어진 것은 그냥 좋은 진주 정도가 아니라 더 좋은 “극히 값진 진주”입니다.
여기서 ‘극히 값진’은 ‘폴뤼티몬’이라는 말로 ‘좋은’을 뜻하는 ‘칼루스’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값진 것을 뜻합니다. 상인은 자신의 구하는 것보다 더 좋은 진주를 만났습니다.
이것이 바로 존재의 근원을 알고 인간이 참으로 나아갈 바를 알기 위해 자신의 모든 신념과 의지를 쏟아넣은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더 의미있는 것이 있습니다. “극히 값진 진주 하나” 즉, 오직 그것은 ‘하나’였다는 점입니다. 여기에서 ‘하나’란 ‘헤나’라는 말로 여러 개 있는 중에 하나라는 말이 아니라 “오직 하나(The Only)”라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극히 값진 진주는 이 세상에 오직 단 하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 그리스도의 십자가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인간은 인간의 육체를 입고 오신 하나님에 의해 하나님께 가닿을 수 있습니다. 그 하나님의 대속하심이 아니라면 우리 속에 거하는 더러운 죄와 악함 때문에 온전한 선이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자신이 직접 인간이 되어 피를 흘림으로 대속하셨다는 그 피값은 이 세상에 그 무엇으로도 따질 수 없는 극히 값진 오직 하나의 진주이며 진리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우리 존재의 근원이 불어넣어져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으며, 우리가 선택한 악으로 인해 더럽혀진 현실의 부조리와 고통을 오직 하나님 자신이 인간이 되어 흘리신 피로 인해 씻을 수밖에 없다는, 완벽한 진리의 구조를 진실되게 깨닫게 되는 것이 바로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 은혜인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사람이 천국을 만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저 밭에서 일하던 농부처럼 우연히 발견할 수도 있고 좋은 진주를 구하던 상인처럼 추구와 노력 끝에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아침부터 일한 사람이나 저녁이 다 되어 일하기 시작한 사람이나 같은 보수를 주시는 선량하신 분이라서, 그저 일하던 농부나 열심히 찾아헤맨 상인이나 다 천국을 만나게 해주십니다.
그 천국을 만났을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팔아 살지는 개인의 자유의지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판다는 것은 자신의 삶의 모든 방향과 길을 그 진리에 맞추어 전환한다는 의미입니다.
존재의 근원이 하나님임을 인정하고, 그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의 가르침대로, 인간이 되어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십자가를 지는 삶에 동의하여 삶의 작은 일에서 큰 일까지 나의 이기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늘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를 생각하며, 조금 더 타인을 배려하고, 손해를 보는 일에 발끈하지 않으며, 주어진 것에 어린 양처럼 묵묵히 따르고, 성실하게 사랑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런 삶을 살기로 작정하는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내 발걸음이 혹시라도 하나님 보시기에 좋지 않은 것이 있는지 늘 주의하여 살피고, 그 길에 어긋난다면 하나님께서 환경으로든 사람으로든 깨달음으로든 알려주시기를 구하며, 깨달은 바가 있으면 삶을 조정하여 자꾸만 더 정결하고 바르고 인자한 하루하루가 되도록 조금씩 더 애쓰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순간이 바로 천국을 이루어가는 삶입니다.
우연히 혹은 열심히 찾아헤매다가 천국을 보여주시는 은혜를 입게 되거든, 즉시 그것이 천국이라는 사실을 알아보는 사람은 아마도 마음속에 그러한 참된 삶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던 사람일 것입니다.
알 수 없는 이 삶, 왜 내가 지금 이 시대에 이렇게 태어나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지,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지, 어떤 삶이 바르고 의미있는 삶인지 생각하고 고민하고 올바른 길을 찾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천국을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은혜가 더 많은 사람에게 부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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