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창백한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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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창백한 잠

by 브린니 2020. 10. 24.

창백한 잠


어둠 속에서
배는
안개 위를
흐르고 있다 

높이 쌓인 화물을
죽은 자의 머리 틈으로
밀어넣는다

친절이라는 말이 푸르게 떠오른다

용서가 시작되는 밤
새벽이 올 때까지
용서는 끝나지 않는다

죄는 밤보다 깊다

배려 ― 잠든 자를 깨우지 않도록 주의하라!

지금 침묵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말뿐이다

침묵을 입벌리게 할 수는 없다
너는, 사랑을 들을 수 없다

깨진 선물
슬픔의 배

안개가 두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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