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 ― 바다가 열리는 붉은 노을 속으로!
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일상생활

제부도 ― 바다가 열리는 붉은 노을 속으로!

by 브린니 2020. 10. 10.

제부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 

 

 

서울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섬이 하나 있습니다.

제부도라는 이름을 가진 작은 섬입니다.

 

제부도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아마도 1990년대일 것입니다.

섬과 해안가 지역까지가 썰물과 밀물의 차이 때문에 땅이 드러나는 것을 보고 놀란 사람들이 모세의 기적이라고 꽤 소란을 떨었기 때문입니다.

뉴스에도 그 광경이 나오고 신기하게 여긴 뭍 사람들이 그곳을 조금씩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찾아오지는 않고, 드문드문 입소문을 따라 오는 정도였습니다.

 

제부도는 바지락 칼국수와 조개구이로 유명합니다.

예전에도 그 음식들을 먹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카페와 펜션과 음식점들이 즐비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제부도는 서울에서 가까운 관광지로서 부동의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주말 오후 한나절 잠깐 다녀올 수도 있고, 해변에서 캠핑을 즐길 수도 있고, 해수욕을 하면서 며칠 묵어갈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서울을 오가는 길에 잠깐 들러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간단히 즐기고 갈 수도 있기에 연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저물 무렵 시간을 좋아하기 때문에 제부도에 가끔 가곤 합니다. 바다가 열리고 뭍이 드러나고, 붉은 노을이 하늘을 물들이며 바다 빛깔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희열을 불러 일으킵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차를 몰고 제부도를 향합니다. 가을 들판은 벌써 벼 베기가 시작된 논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노랗게 익은 벼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가을 들녘

언제나 가을 들녘은 넉넉합니다. 오늘은 마치 빈센트 반 고흐가 그가 즐겨 사용하는 노란색 물감으로 터치를 해놓은 듯합니다.

 

빈센트 반 고흐 가을 들판

제부도를 향해 바다가 열린 길을 차를 몰고 들어갑니다. 이미 바다가 많이 열려 있어서 물은 거의 다 빠지고 양옆으로 갯벌이 드러나 있습니다. 시간을 잘 맞춰 왔더라면 물이 갈라지는 장관을 보았을 텐데요. 바닷물 사이를 차를 타고 들어가는 기분이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제부도 들어가는 길 - 바다가 열리고

이제 제부도입니다. 바다와 갯벌과 해변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거기에 갈매기들까지.

해변에는 나무로 만든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조금 더 높은 곳에서 한 눈에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데크는 해변가 언덕 꼭대기까지 이어져 있어 등산하는 느낌도 느낄 수 있습니다.

 

 

 

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캠핑을 즐기고 있습니다. 해변가에서 뛰어노는 아이들과 갯벌에서 조개를 줍는 사람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해변을 즐기고 있습니다.

 

 

 

바닷물은 해변으로 몰려오면서 물결을 출렁입니다. 파도는 그렇게 높지 않고, 조용하게 넘실대며 밀려 왔다가 물러갑니다. 제부도 해변은 모래와 작은 돌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해변 위로 도로가 나 있고, 도로변으로 카페와 음식점, 펜션이 즐비합니다. 바지락 칼국수와 각종 회와 왕새우와 조개구이를 주 메뉴로 하는 식당들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놀이기구를 타는 곳도 있습니다. 바이킹과 범버카 등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카페 테라스에는 선선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커피와 음료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해변 모퉁이에는 제부도 아트 파크가 있습니다. 자갈이 빽빽하게 깔린 곳에 커다란 컨테이너 박스가 있고, 안과 밖에 미술품들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화장실도 아주 크고 멋진 예술품 같습니다.

 

 

해변 도로 건너편에는 캠핑할 수 있는 방갈로와 캠핑카 촌도 있답니다.

 

 

해가 점점 바다 뒤편으로 물러나고 있습니다. 태양 주위는 노랗고 붉은 띠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붉은 노을은 하늘을 물들이면서 잔잔하게 바다 위로 붉은 기운을 퍼뜨립니다. 해변에서 설치물을 통해 바다를 보는 것도 멋집니다.

 

 

 

새들은 어둠이 몰려오는 것을 걱정하는지 분주하게 이리저리 날면서 소리를 내며 친구들을 불러모으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새를 따라 바다 속으로 뛰어듭니다. 과연 아이들은 새를 잡을 수 있을까요?

 

갈매기 몇 마리들은 바위 위에서 고요하게 앉아 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석양이 지는 해변가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즐거운 웃음을 터트리며 노을을 향해 손짓을 하면서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이제 하늘은 붉은 노을이 점령했습니다. 하늘을 온통 붉은 물감으로 칠했습니다.

 

 

 

노을 바라보면서 해변을 걸어 나옵니다. 도로변에는 자전거를 대여하고, 자동차 열차를 탈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카페들도 노을 속에서 빛을 내고 있습니다.

 

 

노을은 다른 편 해변까지 물들였습니다.

 

 

이제 점점 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돌아가는 길에도 물이 차오르고, 노을은 길을 따라와 붉게 꼬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걸어서 바다를 떠나는 사람도 있고, 바다를 차마 못 떠나고 서성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짧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바다가 거기 잘 있다는 걸 마음에 저장하고 아쉽게 떠납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 당신도 잘 계시나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