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노을 산책 ― 천안 천호지(단대호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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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

가을 노을 산책 ― 천안 천호지(단대호수)에서

by 브린니 2020. 9. 21.

천호지(단대호수)

충남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526-1

 

 

노을 속으로 생각 없이 걷기

 

 

봄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가을은 성숙의 계절이라고 하죠.

 

푸르렀던 나무가 붉게 물들고, 낙엽이 떨어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 사람들은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됩니다. 인생에 대해 한 번씩 생각하게 되고, 자기 삶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인격이 조금 더 성숙해지는 것이겠지요.

 

겨울이 계절의 끝을 장식한다면 가을은 계절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계절을 하루로 축소해보면 겨울이 밤이라면 봄이 새벽, 아침과 정오 사이, 여름은 정오부터 한낮이겠죠.

가을은 아마도 석양이 지는 저녁 무렵이 아닐까요. 어둠이 짙어지기 전 어슴푸레한 저물녘, 가을과 참 잘 어울리죠.

 

노을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면 산책 또한 가을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겨울밤엔 집안에서 고구마를 구워 먹어야 할 것 같고, 봄밤엔 뭔가 설레는 일을 만들어야 할 것 같고, 여름밤은 열대야를 이겨내야 하지만 가을엔 약간은 고독하게 산책을 나서는 게 멋지지 않을까요.

 

어디로 산책을 나설까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좀 더 멋진 산책을 위해서 노을이 번지는 호숫가를 천천히 걷는다면 금상첨화 아닐까요.

 

천안 단국대학교 캠퍼스 앞에 있는 호수 천호지는 가을 산책에 그저 그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호지는 단국대 앞 호수라고 해서 단대호수라고도 불립니다.

 

벚꽃과 장미, 개나리, 무궁화 등 꽃과 나무들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어 시원한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주변으로 웰빙마라톤 코스, 인라인장, 농구장, 족구장,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과 각종 운동기구 등이 있어 생활체육의 장으로도 사랑받고 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면 카페가 보이는데 커피 한 잔씩 테이크 아웃으로 구입해서 산책을 시작합니다. 여기를 출발점으로 호수를 한 바퀴 돌면 거리는 약 3Km, 시간은 약 30분이 걸립니다.

 

 

단대호수 주차장 & 카페

천호지 저수지 둑을 걸어서 현수교를 건너는 길입니다. 장미넝쿨이 둑 난간을 감싸고 있는데 아직도 장미가 피어 있습니다.

 

저수지 둑길 & 장미

호수에는 아주 큰 붕어와 잉어가 살고 있고, 오리와 백로가 날아다닙니다. 수달이 산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붕어, 잉어, 수달이 사는 호수, 오리와 백로도 함께 살아요

이 다리가 현수교입니다. 연인들이 함께 걸으며 소원을 빌면 사랑이 맺어진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현수교 - 사랑이 이루어지는 다리

호숫가에는 갈대가 피어 있습니다. 가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죠.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하는데 호숫가를 산책할 때는 생각을 내려놓고 그냥 걷는 게 어떨까요?

 

물가에 핀 갈대

물에 잠긴 나무들이 멋있어 보입니다.

 

물가의 나무들

호숫가 산책길 곳곳에 쉴만한 풀밭과 벤치가 있습니다. 풀밭에 텐트를 친 가족이나 연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풀밭에서의 쉼

호수에는 9개의 인공 섬이 있어 생물들이 살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연꽃은 지천으로 피고 집니다. 가을이라 연꽃대가 고개를 꺾고 있지만 늦봄과 여름엔 커다란 잎사귀 사이로 핀 연꽃이 만발합니다.

 

연꽃

산책로 옆으로 생활체육공원이 있습니다. 시민들은 여기서 운동을 즐기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인라인장에 들어가서 추억의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라인장 - 롤러장의 추억?

호숫가에 예쁜 카페들이 많이 있습니다. 주말 오후라 카페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카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며 커피와 케이크, 여러 가지 음료를 즐기는 것만큼 여유롭고 평화로운 시간도 없죠.

천호지 둘레엔 카페가 아주 많아요!

카페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예쁜 카페들을 구경하며 호숫가를 돌며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카페 옆 산책로

산책을 하다 출출하다 싶으면 간식 타임! 닭꼬치와 계란빵, 찹쌀꿀호떡, 핫도그를 즐길 수 있습니다.

 

푸드 트럭 - 싸고 맛있는 간식!

석양이 지는 시간이 되면 호수는 붉게 물듭니다.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천호지의 야경은 천안 12경으로 뽑힐 정도로 유명한데 특히 봄에 벚꽃이 필 때면 장관입니다. 가을과 겨울에도 노을 지는 광경은 거의 퍼펙트합니다.

 

노을에 젖는 호수
해가 지는 쪽을 향해 걷기
하늘과 물, 노을로 물들고 ……
노을 속 물 속 나무

노을 감상이 끝나면 호숫가 산책도 끝이 납니다.

 

노을에 물든 호숫가

아무생각 없이 그저 선선하게 부는 바람과 호수에 비치는 햇빛, 호수의 푸른 물결과 주위의 나무들과 연꽃들, 가끔 물살을 헤치고 가는 물고기들과 유유히 물살을 가르는 오리와 우아하게 나는 백로를 보면서 설렁설렁 걷다 보면 그 사이 몸과 마음이 풀어지면서 자연스레 힐링이 됩니다.

 

아무 생각 없이 노을 속으로 걷기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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