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를 보다
폭설 한복판 나비를 보았다
몸은 희고 흔적이 없다
눈은 무덤처럼 퍼부어진다
어머니가 또 다른 목숨을 품고 있다
봄이 부활하려면 아직 멀다
팬텀기보다 빠르게 지워지는 나비의 궤적
춤은 사라지고 기억의 내면에서 팔 다리가 휘적휘적
눈, 직선의 도도한 추락
굽고, 휘어지며, 들고 나며
나비 한 마리 독야청청
하늘에 다녀온 뒤 더 투명해져서 결코
사람 눈目은 볼 수 없다
눈의 폭격, 드레스덴의 포탄들 사이 나비, 점멸한다
하얀 죽음, 흰 생명
경계를 넘는 것들 ― 두 번 산다
비로소 나로부터 자기 자신을 선물 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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