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연재] 진짜 교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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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장편소설 연재] 진짜 교회 (2)

by 브린니 2020. 7. 27.

우리나라 교회의 현실을 보면서 진짜 교회의 모습은 어떠할까 상상하면서 장편소설 진짜 교회를 연재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리스도가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되시길 빕니다.

 

 

 

 

진짜 교회

 

 

 

김영수 목사가 무슨 책이냐고 묻자 남편이 사온 것인데 아직 읽지 못하고 그냥 꽂아두기만 했다면서 필요하시다면 목사님께 드리고 싶다고 부인이 말했다. 처음에는 사양했지만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초조해질 것 같아서 그냥 받아들고 그 집을 나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왠지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졌다.

 

김영수 목사는 새벽기도를 마치고 서재로 돌아와 책을 폈다. 이 시대에는 부부의 침실이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 첫 장의 제목이었다. 악하고 음란한 세대에 걸맞는 주제였다. 그는 책을 천천히 읽어나갔다. 책을 20여 쪽 읽었을 때 아내가 인터폰으로 저녁식사가 다 준비되었다고 불렀다. 오늘은 둘째 아들 내외가 와 있었다. 그는 책을 들고 일어섰다. 아들은 아버지 손에 오랜만에 책이 들려 있다며 반겼다.

 

“아버지, 눈은 좀 어떠세요?”

둘째 아들 김이레 목사가 물었다.

 

“더 나빠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이렇게 책을 볼 수 있으니까 다행이지.”

“정말 오랜만에 책을 들고 계시네요.”

“그러게 말이다.”

 

“서재에 두고 오시지 않고 식탁까지 들고 오신 걸 보니 예사 책이 아닌가보네요.”

며느리가 거들었다.

“책이 재미있네. 너희도 나중에 보렴. 홀리 웨딩이란다.”

“준석이 결혼하기 전에 읽혀야겠네요.”

며느리가 대답했다.

“이 책을 쓴 사람은 다음세대가 아니라 기성세대부터 꼭 읽기를 권하더구나.”

 

아들 내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히 식사를 끝내고 차를 마셨다. 아들은 새로 짓기 시작한 성전이 차질 없이 잘 진행되고 있고, 재정적인 어려움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많은 교회들이 은행에서 막대한 대출을 받아 성전을 크게 짓고 있지만 그와 아들의 교회는 거의 빚이 없었다. 그것 역시 그가 평생을 지켜온 원칙 때문이었다. 가정이나 교회나 결코 남의 돈으로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들 내외가 돌아가고 난 뒤 그는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 책을 마저 읽었다.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아내는 홀리 웨딩이라는 책 제목이 왠지 설레게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홀리 웨딩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결혼을 통해 태어난다. 성장하고, 다시 결혼한다. 결혼에는 끝이 없다. 결혼생활은 삶이 끝나는 순간까지 계속된다. 결혼은 곧 인생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만드시고 여자를 배필로 삼아 결혼하게 하셨다. 서로 한 몸이 되어 후손을 낳게 하셨다. 결혼은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지금까지 끝나지 않고 계속되는 거의 유일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결혼은 시작 전부터 오염되고 순결하지 못하다. 결혼생활 역시 배반과 아픔으로 얼룩져 있다. 이혼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고, 마지못해 같이 사는 부부들도 너무나 많다. 자녀들은 부모의 이혼으로 고통당하고 화목하지 못한 가정 때문에 병들고 있다. 여기저기서 힐링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가정이 깨어지고 나서 치유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목적과 방법에 맞게 결혼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세대가 회복되고 다음세대를 일으키려면 우리의 삶이 시작되는 곳, 결혼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결혼부터 거룩해지고 결혼생활이 온전해질 때 경건한 자손이 태어나고 우리 가정은 주와 함께하는 집이 될 것이다.

 

남녀의 결혼이 있기 전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와 결혼한 자라는 사실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의 거룩한 신부다. 우리는 오랫동안 우리가 그리스도의 거룩한 신부라는 신분을 망각하고 살았다.

 

그리스도인의 세계관은 하나님이 온 우주를 창조하셨다는 사실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는 이미 종말을 내포하고 있다. 하나님은 시간을 초월해서 역사를 주관하는 분이다. 하나님은 창조 때 이미 종말을 보고 계신다. 인간을 창조하실 때 타락을 보셨고 구원을 계획하셨다. 남자와 여자를 결혼시키실 때 십자가와 어린 양의 혼인예식을 예비하고 계셨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그리스도와 내가 결혼하는 위대한 사건이다. 내가 죽고 내 속에 그리스도가 살아서 나와 그리스도가 한 몸이 되는 사건이다.

 

신명기에서는 십자가의 그리스도가 죄와 세상을 이기고 나를 아내 삼으셨다는 것을 예언으로 보여주신다.

 

네가 나가서 적군과 싸울 때에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들을 네 손에 넘기시므로 네가 그들을 사로잡은 후에 네가 만일 그 포로 중의 아리따운 여자를 보고 그에게 연연하여 아내를 삼고자 하거든 그를 네 집으로 데려갈 것이요 그는 그 머리를 밀고 손톱을 베고 또 포로의 의복을 벗고 네 집에 살며 그 부모를 위하여 한 달 동안 애곡한 후에 네가 그에게로 들어가서 그의 남편이 되고 그는 네 아내가 될 것이요 (신 21:10-13)

 

신명기 21장 10-13절에서 그리스도는 “포로 중의 아리따운 여자를 보고 그에게 연연하여 아내를 삼고자” 하신다. 여기서 “아리땁다”는 말은 단지 외모가 좋다는 말이 아니라 아가서 1장 5절 “검으나 아름다우니”에서처럼 우리가 아무리 죄가 많아도 주께서 아름답게 보신다는 뜻이다. 그리스도와의 결혼은 그리스도의 집에 들어가 머리와 손톱을 밀고 의복을 갈아입고 난 뒤부터 시작된다. 즉 죄와 세상으로부터 회개하고 완전히 떠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신부는 내가 십자가에서 완전히 죽고 새 생명으로 태어나 그리스도의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을 믿고 산다. 그리스도의 신부로 사는 삶이 자기 몸에 배어서 언제 어디서든 신부의 태도와 방식대로 산다. 무엇을 하든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행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신부는 정결하고 거룩하다.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오직 그리스도가 기뻐하는 것을 행하고 그리스도가 기뻐하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스도가 미워하는 것을 미워하고 그리스도가 싫어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스도가 행하시는 일을 따라 행한다. 아내가 남편과 상의하듯 언제 어디서든 그리스도께 묻는다. 그리스도가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며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그리스도인, 즉 그리스도의 신부가 꼭 알아야 할 한 가지는 자신이 그리스도와 결혼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잊고 사는 그리스도인이 너무나 많다. 이것을 잊으면 그리스도와 동행(연합)은 끝나고 우리가 그리스도처럼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되고 만다. 우리는 그리스도와 죽고 함께 부활한, 그리스도와 한 몸인 그리스도의 신부이기 때문이다.

 

홀리 웨딩은 단 한 차례 결혼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구원받은 후에는 반드시 성화의 삶이 뒤따라 오듯이 우리의 삶은 언제나 거룩한 결혼의 나날들이 되어야 한다. 홀리 웨딩은 매일매일 다시 치러지는 결혼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거듭나는 순간 그리스도와 결혼 생활이 시작된다. 달콤한 허니문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권태기가 찾아온다면 거룩한 결혼을 이룰 수 없다. 홀리 웨딩이란 그리스도와 결혼한 우리가 평생도록 함께 이루어나가는 성화의 삶인 것이다.

 

동시에 인간 남녀가 결혼하여 남편과 아내로서 서로 사랑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연합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온전한 홀리 웨딩이다.

 

책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다. 인간에겐 결혼이 시작이며 인생의 끝까지 지속되는 것인데 결혼 생활을 거룩하게 영위하기 위해서는 우리 각자가 그리스도와 결혼(연합)한 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그 사실을 바탕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알고 있는 진리이지만 이를 실제 삶에서 온전히 적용하면서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김영수 목사도 자신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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