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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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사랑의 생일

by 브린니 2023. 8. 5.

사랑의 생일

 

 

사랑은 저만치 먼 곳에서 울고 있다

사랑이 등을 붙이고 흐느끼고 있다

 

내 마음 멀리 달아난 당신이 그립다

가슴팍에 묻은 볼 수 없는 얼굴이 불안하다

 

사랑은 무엇을 증명할 수 있는가

무엇이 사랑을 증언하는가

 

떨림과 설렘, 약간의 흥분과

말 못하는 느낌과 몇몇 감정들

부산물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으스댄다

 

서른 몇 해 생일날

새벽어둠 구석에 당신이 누워 있다

부지불식간에 내가 죽인 시체처럼

 

얕게 코 고는 소리가 난다

다리를 들어 올려 허리를 깊게 넣고 심장에 뺨을 댄다

나쁜 생각을 한다

사랑을 완성하는 레퀴엠

사랑은 수천 개 세포로 쪼개진다

 

두려움은 늘 당신 몫이었는데

무서워하는 아이는 꿈으로 도피한다

사랑은 거기서 황홀하고

멋진 신사 같다

 

사랑은 미래에 나이가 들어서

삶을 긍정할 것이다

과거가 깡그리 사라진 헛된 생마저

구원하리라

 

사랑은 생의 처음에서 (간혹)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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