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백조의 노래
본문 바로가기
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시] 백조의 노래

by 브린니 2022. 12. 25.

백조의 노래*

 

 

네가 없는 집을 빛이 비춘다

한때 눈부시게 밝았던

사랑의 장소

 

스물네 시간 음악이 흘러나온다

피아노는 스스로를 연주하고

죽은 사람은 부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낸다

 

나의 눈물은 냇물이 되어 너에게 가닿을 수 없는가

강물이 되어 너를 덮을 수도

바다가 되어 너를 가득 채울 수도

 

왜 없는가

 

벗을 수 없을까

우주보다 더 무거운 네 영혼을

 

서른 한 살

삶은 무엇을 원하는가

죽음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가

 

너는 떠났고

나는 늙었다

 

삶은 사랑 없이 나이를 먹는가

사랑 없이 살아 있다는 죄를

묻고 묻는다

guilty guilty

 

백조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노래하는가

허망한 삶을,

죽음의 희열을 부르는가

 

너는 없음으로 내게 빈 자리를 만든다

공백은 말한다

너만이 유일하다

 

처음이면서 마지막

초혼

 

너는 나와 자리를 바꾸지 않으련

 

 

*백조의 노래 : 슈베르트 가곡 

**박연민(리스트콩쿨 준우승)  리사이틀 - 2022. 12.11 MEG홀 

 

(4) #피아니스트 #박연민 리스트 - 라 캄파넬라 l F. Liszt - 'La Campanella' Pianist Yeon-Min Park - YouTube

 

 

 

'창작글(시, 짧은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에 대한 명상  (0) 2023.01.09
[창작시] 합창교향곡  (0) 2023.01.08
[창작시] 라 보엠 La Boheme  (0) 2022.12.18
[창작시] 소리와 성스러움 ― 첼로 2  (0) 2022.11.27
[창작시] 슬픔 1029  (0) 2022.11.0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