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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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19

by 브린니 2020. 5. 24.

아들은 2020년 스무 살이 되고

그해 봄 대학에 들어갔다

다만 개학이 2주간 미뤄졌고

PC방에서 시간을 죽이는 것마저 지루해졌다

 

친구들은 졸업식도 입학식도 못한 채

꽃 한 송이 없이 방에 틀어박혔다

세익스피어 비극을 다 읽고

정의란 무엇인가 논쟁했지만

 

모든 게 외국으로부터 온 전염병 때문이었다

사이비 종교단체 집회를 다녀온 사람들이 서로를 전염시켰다

심판은 소리도 흔적도 없이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스무 살이 되면 행복한 인생과 작별한다

그리운 19

아들은 자기 스토리를 마르고 닳도록 래핑하면서 석 달 열흘을 보낸 뒤

대학 기숙사로 향했다

 

아내가 울었다

그녀의 기쁨이 끝났다

나는 언제나처럼 여기 없는 듯

모든 상황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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