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산책] 김행숙 <노랫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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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명시 산책] 김행숙 <노랫말처럼>

by 브린니 2022. 7. 11.

노랫말처럼

 

 

말에 음악을 입혔네, 음악에 말을 입혔지

한 몸이 되어 흘렀어

모든 것이 가능해질 것 같았어

노랫말처럼 나는 네게로 흘러갔으면 좋겠어

잠 없이 꿈꾸다가 문득,

짧은 노랫말처럼 내가 멈추는 곳, 그곳은 어딜까

꿈에서 깨면 왜 슬플까

새는 깃털을 어디에 떨어뜨렸는지 모르지

여름날 누구의 부채 속에서 어떤 바람을 만들고 있는지 모르지

흘러갔다 돌아오지 못한 것들이 있었어

나는 내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해

나는 내가 다른 곳에서 흘러왔다고 생각해

생각에는 주인이 없지

문을 다 열어놓고 있었지

 

김행숙

 

 

산책

 

말에 음악을 입혔네, 음악에 말을 입혔지

 

시를 노래한다.

시에 곡조를 붙인 것을 가곡이라고 한다.

 

선구자, 비목, 봉선화, 그리운 금강산 등등.

 

시에 곡을 입힌 노래는 가곡이든 가요이든 마음을 움직이곤 한다.

 

노랫말처럼 나는 네게로 흘러갔으면 좋겠어

 

사랑의 노래, 세레나데는 예부터 지금까지 사랑하는 연인에게로 가는 중요 매체였다.

 

하지만 노래는 끝나고

 

짧은 노랫말처럼 내가 멈추는 곳, 그곳은 어딜까

 

연인들은 다른 곳에 있기도 한다.

 

사랑이 서로 다른 장소에 있을 때도 효력이 미칠까.

함께 있지 않은 사랑도 사랑일까.

어쩌면 에로스의 영역에 놓은 사랑은 이때부터 매우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그래서 멀리 떨어져 있는 연인들은 서로를 꿈꾼다.

꿈에서 깨면 왜 슬플까

 

박정현의 노래, <꿈에>에는 꿈에서 만나 사랑을 나누는 연인들이 등장한다.

이미 헤어진 연인들이 미련 때문에 꿈에서 다시 만나는 것이다.

 

“우리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고 있네요. 이건 꿈인 걸 알지만 지금 이대로 깨지 않고서

영원히 잠 잘 수 있다면”

 

꿈에서는 헤어진 연인도 죽은 연인도 만나서 예전처럼 사랑할 수 있다.

꿈은 위대하다.

 

그리고 시는 꿈을 표현할 수 있고, 음악은 꿈을 기록한 시를 노래할 수 있다.

 

생각에는 주인이 없지

문을 다 열어놓고 있었지

 

, , 노래 모두 하나이다.

 

당신은 어떤 시를 가장 좋아하는가?

당신은 어떤 노래를 가장 즐겨 듣는가?

 

(2) Love - 전인권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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