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안녕 ; 손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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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안녕 ; 손의 시간

by 브린니 2021. 6. 29.

안녕; 손의 시간


손에 묻어 있던 시간들이 빠져나갔다
다만 손을 살짝 들어올려 인사를 하려 했을 뿐인데
나의 온 과거가
한순간 후두두 떨어졌다
너에게 매달려서 결코 놓지 못했던

시간은 손의 주름들 사이 숨어 살았다
비좁고 여린 실금들 사이
흔적도 상처도 없이 배어 있었다
시간은 소문 없이 인생을 지배했다

나는 아직 너에게 닿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미래는 삽시간에 사라졌다
너에게 다 내주었던
먼지도 이끼도 없이 곰팡이 피지 않은
불멸의 시간들이,
달아났다

단지 인사를 하려던 것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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