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시] 예술가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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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 시] 예술가 전성시대

by 브린니 2021. 6. 8.

예술가 전성시대

 

 

이삼십대 중초반

누구나 인생의 전성기를 맞네

예술에 미치거나

민주투쟁에 복무하거나

사랑에 정신 못 차리거나

 

나이 들어 무엇이 되어 있을까

상관없이 인생을 즐기네

 

세월은 저만치 달아나

인생을 어두운 곳에 남겨두었네

청춘의 빛은 다른 곳에서 타오르고 있었네

내 손에는 찬란했던 불의 흔적뿐

 

지천명 지나 흐린 눈으로

아이다와 토스카

140년 된 어린 피카소를 만나네

과거는 망각 없이 귀환하네

 

저글 없는 더블링

인생이 승승장구 빛났더라면

다시 청춘을 만나는 게 어색하지 않을까

높은 의자에 앉아 옛 친구의 방문을 맞이한다면

 

나는 헐벗은 채 고향으로 가네

그림 그리던 고씨 형제

바이올린 켜는 집시들

지구멸망을 재던 측량사

시대에 저항하는 록큰롤 전사들

인생을 다시 살아보네

 

빈손이니까 겸손하게

왕의 갑옷을 벗고

오페라 극장 꼭대기에서

전람회 맨 뒷줄 차례를 기다리며

종착역이 임박한데

 

마음과 정신은 세상 푸르고

늙은 발을 끌면서

미래가 옛날을 반복하며

전성기를 맞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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