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민 리사이틀 <그대의 봄> 셋리스트 해설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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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일상생활

길병민 리사이틀 <그대의 봄> 셋리스트 해설 1부

by 브린니 2021. 4. 15.

성악가 길병민이 팬텀싱어3 통해 대중에게 인사를 한 지 1년째 되는 4월을 기념하여 <그대의 >이라는 타이틀로 리사이틀을 엽니다. 1부는 독일 가곡이고 2부는 한국 가곡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1 독일 가곡에 대한 해설을 실어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번째로 연주하는 슈만의 노래는 <연꽃> <그대는 송이 꽃과 같아> < 슬픔의 아름다운 요람> <헌정> 순서로 이어집니다.

 

4 중에서 <연꽃> <그대는 송이 꽃과 같아> <헌정> 곡은 TV 예술무대에서 연주하였고 가사 번역도 영상에 들어 있습니다. 아래 영상의 14분부터 나옵니다. 곡은 슈만의 가곡집 25번에 수록된 곡으로 클라라와의 결혼식 전날밤 선물로 보낸 것이라고 합니다. 그대로 뜨거운 사랑이 가득 담긴 곡이지요.

http://playvod.imbc.com/Templete/VodView?bid=1002845100394100000

 

[TV예술무대] 김정원 & 길병민 하우스콘서트 (U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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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vod.imbc.com

 

순서상 번째 < 슬픔의 아름다운 요람 Schöne Wiege meiner Leiden> 가곡집 24번에 수록된 곡으로 클라라와의 결혼을 앞둔 시기에 경험한 사랑의 고통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클라라와의 결혼은 클라라 아버지의 반대로 시련과 고난을 겪었는데 괴로운 시간들을 느낄 있는 노래입니다. 가사 번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Schöne Wiege meiner Leiden,

Schönes Grabmal meiner Ruh’,

Schöne Stadt, wir müssen scheiden,

Lebe wohl! ruf’ ich dir zu.

내 고뇌의 아름다운 요람

내 안식의 아름다운 묘비

아름다운 도시여, 우린 헤어져야 하네

안녕! 나 너를 불러보네

 

Lebe wohl, du heil’ge Schwelle,

Wo da wandelt Liebchen traut;

Lebe wohl! du heil’ge Stelle,

Wo ich sie zuerst geschaut.

안녕, 너 성스러운 문지방이여

내 님이 친숙하게 거닐던 곳

안녕! 너 성스러운 장소여

나 그녀를 처음 보았던 곳

 

Hätt’ ich dich doch nie gesehen,

Schöne Herzenskönigin!

Nimmer wär es dann geschehen,

Dass ich jetzt so elend bin.

나 그대를 보지 않았더라면

아름다운 마음의 여왕이여!

나 지금처럼 이렇게 비참해지는 일은

결코 없었을 텐데

 

Nie wollt’ ich dein Herze rühren,

Liebe hab’ ich nie erfleht;

Nur ein stilles Leben führen

Wollt’ ich, wo dein Odem weht.

나 그대 마음을 움직이려 한 적 없고

사랑을 간청하지도 않았네.

단지 조용히 살고 싶었을 뿐

그대의 숨결 불어오는 곳에서

 

Doch du drängst mich selbst von hinnen,

Bittre Worte spricht dein Mund;

Wahnsinn wühlt in meinen Sinnen,

Und mein Herz ist krank und wund.

그러나 그대는 여기서도 나를 몰아대며

그대의 입은 쓰디쓴 말을 내뱉는구나.

광기가 온 감각 속으로 파고들어

내 마음은 병들고 상처 받았네.

 

Und die Glieder matt und träge

Schlepp’ ich fort am Wanderstab,

Bis mein müdes Haupt ich lege

Ferne in ein kühles Grab

지치고 맥 빠진 사지를 이끌고

나 지팡이에 의지하며 떠나노라

마침내 내 피곤한 머리를 저 멀리

차가운 무덤 속에 누일 때까지

 

길병민의 노래들이 스토리를 가지고 흐르듯이 슈만의 곡도 송이 꽃과 같은 클라라와의 사랑, 그리고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할 위험에 부딪혀 겪는 시련과 아픔, 그러나 결국 결혼을 하게 되어 사랑의 완성에 이르는 과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감상은 베이스 연광철의 연주로 들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5J8pJx8Hts&ab_channel=%EA%B9%80%EC%A0%95%EC%9B%90-Topic

 

이어서 슈만, 클라라 부부와 각별한 인연이 있었던 브람스의 가곡이 연주됩니다. 브람스는 슈만의 제자이지만 14 연상인 클라라를 사랑해서 평생 가슴앓이를 했다고 합니다.

 

브람스의 <오월의 Die Mainacht> 가사 보면, 이룰 없는 사랑 때문에 방황하는 가련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Wenn der silberne Mond durch die Gestreuche blickt

은빛 달이 작은 관목들을 관통하여 살짝 보일 때에

Und sein schlummerndes Licht über den Rasen geusst,

그리고 그 졸리운 빛을 잔디 위에 쏟아 부을 때에

Und die Nachtigall flötet,

그리고 밤꾀꼬리가 피리 소리로 노래할 때에

Wandl’ ich traurig von Busch zu Busch.

나는 가련하게 이 덤불에서 저 덤불로 방황한다

 

Überhüllet von Laub, girret ein Taubenpaar

나뭇잎으로 가리운 한 쌍의 비둘기가 운다

Sein Entzücken mir vor;aber ich wende mich,

황홀경이 내 앞에 있다; 그러나 나는 돌아선다

Suche dunklere Schatten,

더 어두운 그늘을 찾는다

Und die einsame Träne rinnt.

그리고 외로운 눈물을 흘린다

 

Wann, o lächelndes Bild, welches wie Morgenrot

언제일까? 오, 아침 노을처럼 미소짓는 영상이

Durch die Seele mir strahlt, find’ ich auf Erden dich?

영혼 속에서 나를 비추는데, 나는 땅 위에서 당신을 찾아 헤매는가?

Und die einsame Träne

그리고 외로운 눈물이

Bebt mir heisser die Wang’ herab!

더 뜨겁게 나의 뺨으로 흐르며 전율한다!

 

감상은 독일의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의 연주로 들어봅니다.

www.youtube.com/watch?v=RYLBUeq55Jk

 

브람스의 번째 <우리는 거닐었지 Wir wandelten> 가사를 보면, 사랑하는 이와 걸으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침묵합니다. 상대방을 알고 싶어 마음을 쏟아붓지만 결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침묵합니다. 클라라와 함께 산책하는 브람스의 모습을 보는 같습니다.

 

Wir wandelten, wir zwei zusammen,

우리는 거닐었지, 우리 둘이서

ich war so still und du so stille,

나는 잠잠했고 당신도 그렇게 침묵했지

ich gäbe viel, um zu erfahren,

나는 늘 당신이 무얼 생각하는지

was du gedacht in jenem Fall.

알기 위해 많은 것을 주었지

 

Was ich gedacht, unausgesprochen verbleibe das!

내가 생각했던 것, 그것은 침묵 속에 남아있게 하자!

Nur Eines sag' ich:

나는 오직 한 가지만을 말하지:

So schön war alles, was ich dachte,

내가 생각한 모든 것은 아름답다고

so himmlisch heiter war es all'.

그 모든 것은 하늘처럼 밝은 것이라고

 

In meinem Haupte die Gedanken,

내 머릿속의 생각들은

sie läuteten wie gold'ne Glöckchen:

마치 금빛 종처럼 울려퍼졌지:

so wundersüß, so wunderlieblich

그토록 달콤하고, 그토록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지

ist in der Welt kein and'rer Hall.

이 세상의 그 어떤 메아리라도

 

곡도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연주로 들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AbbE7Oe5rU&ab_channel=DietrichFischer-Dieskau-Topic

 

이어지는 무대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곡입니다. R. 슈트라우스는 슈만과 브람스의 영향을 받은 작곡가로 독일 근대 교향시의 거장으로 불립니다.

 

슈트라우스의 <위령제Allerseelen>에서 Allerseelen 위령의 날로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슈만은 정신착란 증세가 있었고 환상과 환청에 시달리다 갑자기 방을 뛰쳐나가 라인 강에 몸을 던졌다고 합니다. 구조되었으나 병상에 있다가 2 후에 46세의 생애를 마쳤습니다.

 

노래는 마치 슈만의 죽음에 대해서 브람스가 애도하면서 평생 사랑한 클라라를 위로하며 여전한 사랑을 고백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Stell auf den Tisch die duftenden Reseden,

탁자 위에 향긋한 레세다를 갖다 놓고,

Die letzten roten Astern trag herbei

갓 피어난 붉은 과꽃도 갖다 놓고,

Und lass uns wieder von der Liebe reden,

그리고 우리 다시 사랑을 이야기해요

Wie einst im Mai.

마치 예전의 오월처럼

 

Gib mir die Hand, dass ich sie heimlich drücke,

내게 손을 내밀어요, 내가 살며시 잡을 수 있도록

Und wenn mans sieht, mir ist es einerlei:

사람들이 보아도 나는 괜찮아요

Gib mir nur einen deiner süssen Blicke,

나에게 당신의 달콤한 눈길을 주세요

Wie einst im Mai.

마치 예전의 오월처럼

 

Es blüht und funkelt heut auf jedem Grabe,

오늘은 모든 무덤에 향기로운 꽃이 피어요

Ein Tag im Jahr ist ja den Toten frei;

일 년 중 하루는 죽은 사람도 자유롭죠;

Komm an mein Herz, dass ich dich wieder habe,

나의 가슴으로 달려오세요, 내가 당신을 다시 안을 수 있도록

Wie einst im Mai.

마치 예전의 오월처럼

 

곡은 요나스 카우프만의 연주로 들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odpZngotFU&ab_channel=MarcosNascimento

 

슈트라우스의 번째 <은밀한 초대 Heimliche Aufforderung>입니다. 파티를 하며 소란스러운 사람들 가운데 사랑하는 이에게 은밀한 눈빛을 보내 정원으로 나와 사랑을 나누자는 가사입니다.

 

첫곡 <위령제> 이어 애도의 기간이 끝난 , 떠난 사람은 떠나보내고 남은 사람들끼리 사랑이 시작되는 것일까요?

 

Auf, hebe die funkelnde Schale

Empor zum Mund,

Und trinke beim Freudenmahle

Dein Herz gesund!

번득이는 술잔을

입술로 들어올려 마셔요

연회에서 당신의 마음이 회복되도록!

 

Und wenn du sie hebst, so winke

Mir heimlich zu-

Dann lächle ich, und dann trinke

Ich still wie du...

당신이 술잔을 들어올릴 때

나에게 은밀히 눈짓해 주세요

그럼 나는 미소 지을 거예요

당신처럼 조용히 마실 거예요

 

Und still gleich mir betrachte

Um uns das Heer

Der trunknen Schwätzer-verachte

Sie nicht zu sehr:

그리고 나는 조용히

우리 주변 사람들을 관찰해요

취한 수다쟁이들을 경멸하죠

하지만 과하게 경멸하지는 않을 거예요:

 

Nein, hebe die blinkende Schale,

Gefüllt mit Wein,

Und lass beim lärmenden Mahle

Sie glücklich sein.

아니, 번쩍이는 술잔을 들어올려요

포도주를 채워요

그 시끄러운 연회에서

그들을 행복하게 하세요

 

-Doch hast du das Mahl genossen,

Dein Durst gestillt,

Dann verlasse der lauten Genossen

Festfreudiges Bild.

Und wandle hinaus in den Garten

Zum Rosenstrauch-

그러나 당신이 연회를 즐긴 후에

당신의 목마름을 달랜 후에

그 시끄러운 친구들을 거기 남겨두세요

축제로 즐거워하는 그림 속에...

그리고 당신은 밖으로 나가 정원으로 가요

장미나무가 있는 곳으로

 

Dort will ich dich dann erwarten

Nach altem Brauch...

거기서 나는 당신을 기다릴 거예요

예전에 그랬듯이...

 

Und will an die Brust dir sinken,

Eh du’s erhofft,

Und deine Küsse trinken,

Wie ehmals oft,

당신의 가슴에 묻히고 싶어요

당신이 원하기도 전에

당신의 입맞춤을 마시고 싶어요

전에 그랬던 것처럼

 

Und flechten in deine Haare

Der Rose Pracht-

O komme, du wunderbare,

Ersehnte Nacht!

그리고 당신의 머리칼을 엮을 거예요

화려한 장미처럼

오, 오라, 너 놀랍고도

그리운 밤이여!

 

곡도 요나스 카우프만의 연주로 들어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8dxJm3dk94&ab_channel=yukio84

이렇게 전체의 스토리는 사람의 사랑과 결혼, 죽음과 새로운 사랑으로 이어지는군요. 노래하는 이야기꾼 성악가 길병민의 무대를 또다시 기대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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