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 산책] 폴 엘뤼아르 <사랑하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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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명시 산책] 폴 엘뤼아르 <사랑하는 여인>

by 브린니 2020. 7. 25.

사랑하는 여인

 

 

그녀는 내 눈꺼풀 위에 서 있고

그녀의 머리카락은 내 머리카락 속에 있고,

그녀는 내 손의 모양을 하고,

그녀는 내 눈의 색을 하고 있고,

그녀는 내 그림자 속에 잠긴다

돌이 하늘로 사라지듯이.

 

그녀는 항상 눈을 뜨고 있어서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백주에 꾸는 그녀의 꿈은

햇빛을 증발시켜,

나를 웃게 하고, 울게 하고 웃게 하고

할 말이 없는데도 말하게 한다.

 

                                  ―폴 엘뤼아르 Paul Eluard | Eugene Emile Paul Grindel (프랑스, 1895―1952)

 

 

 

【산책】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한결같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웃는다.

자기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띠고 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한결같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떠든다.

자기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밤에만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대낮에도 꿈을 꾼다.

 

햇빛이 다 증발해서 어둠이 온다, 밤이 온다.

밤이 깊으면 사랑도 깊어진다.

 

머리칼 속의 머리칼

눈 속의 눈

손 안의 손

그림자가 겹치고

돌은 별이 된다.

 

그녀는 항상 눈을 뜨고 있어서

나를 잠들지 못하게 한다.

 

사랑은 밤을 꼬박 새우고 푸른 새벽을 맞이하는 순간 폭발한다.

사랑의 희열로!

 

로미오와 줄리엣은 아무도 잠들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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