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햇빛과 어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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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시, 짧은 소설)

[창작시] 햇빛과 어울리다

by 브린니 2023. 2. 19.

햇빛과 어울리다

 

 

당신에게 가는 길

햇빛이 너무 좋았습니다

 

예전엔 좀 어둡고 축축하고

깊은 우울을 즐기곤 했는데

어찌보면 그게 다

살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인생에 폭풍과 폭설이 몰아닥치고 보니

아 햇빛이, 한뼘의 햇살만으로도

행복하고 아름답습니다

 

봄이 오는 들녘

농가에서 빠알간 딸기를 꺼내놓았습니다

눈 덮인 땅에서 핀 꽃은 물이 더 짙게 들었습니다

 

갑자기 훅 들어온 서쪽바다는 태양을 향해 빛을 되돌립니다

그림자조차 없이 투명한

당신의 마음에 응답하는 것이

속된 내 영혼의 마지막 기쁨입니다

 

햇볕이 잘 드는 사각형의 집에서

당신과 살고 싶습니다

담장 없는 마당에

파란 장미가 얕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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