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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 산책] 파블로 네루다 <죽은 가난한 사람에게>
죽은 가난한 사람에게 오늘 우리는 우리의 가난한 사람을 묻는다; 우리의 가난하고 가난한 사람. 그는 너무도 어렵게 지낸 나머지 그가 사람으로서 인격을 지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집도 땅도 없었고, 알파벳도 이불도 구운 고기도 없었으며, 그리하여 여기저기로 노상 옮겨다녔고, 생활의 결핍으로 죽어갔다, 죽어갔다 조금씩 조금씩― 그게 그가 태어나면서부터 살아온 삶이다. 다행히도(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들은 마음이 똑같았다, 주교에서부터 판사에 이르기까지 그가 천국에 갈 것이라고; 그리고 지금은 죽었다, 나무랄 데 없이 죽었다, 우리의 가난한 사람, 오 우리의 가난하고 가난한 사람, 그는 그 많은 하늘을 갖고 뭘 할지 모를 것이다. 그는 그걸 일굴 수 있을까, 씨 부리고 거둘 수 있을까? 그는 항상 그걸 했..
2021.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