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공원에서#야쿠르트 아줌마#생#사는 것#배고픔의 경제#1 [창작 시] 공원에서 공원에서 오후 3시 유월의 태양이 만만치 않다 아파트 단지 중앙공원의 분수는 아직 터지지 않았다 새싹정류장에 아이들이 오려면 시간이 좀 남았다 뭔가를 기다리는 몇 분에서 한 시간 초조와 불안과 기대가 뒤섞이며 일곱 가지 감정이 공존하는 시간 그 시간의 틈 사이에 야쿠르트 아줌마가 앉아 있다 전동카트를 앞에 두고 휴대전화를 켜놓고 눈을 내려 뜨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데 아줌마를 바라보는 사람도 많다면 적다 사는 것은 지난하다 알아채지 못했을지라도 40년 동안 동네 곳곳을 그녀들이 지나갔다 사는 것은 배고픔의 경제다 퍽 오래 살아도 사는 것에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노인들은 바이러스 때문에 밖을 나설 수 없다 닭을 서른 마리만 고아 먹으면 살 수 있을 텐데, 라고 말한 사람은 스물 아.. 2020. 6.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