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식#저녁노을1 [명시 산책] 정남식 <저녁노을, 낮은 한숨으로 지는 그대> 저녁노을, 낮은 한숨으로 지는 그대 여름 한낮 구름의 얼굴 하늘 푸른 거울에서 하야말간 낯을 지우며 햇빛은 우리 사랑의 물기를 고양이처럼 핥는다 길 떠난 사랑 또한 오지 않고 먹을거리 가게의 처마 끝엔 웬일인지 여름 고드름이 무장 열리고 오지 않는 뜨거운 사랑을 견디며 고드름을 서서 따먹는다 꼬드득, 씹는 혀끝으로 내 사랑 부르리라 사랑은 지루하게 더디고 구불구불한 날들의 끝처럼 텅 마른 그대 날 저물 듯이 오리라 그대, 구름 같은 그대 하늘 푸른 거울에 낯 붉히며 비치는 구름이여 저녁노을, 낮은 한숨으로 피었다 지는 그대 ―정남식 【산책】 노을로 물드는 저녁시간을 좋아해서 석양이 지는 바다로 가끔 나간다. 노을이 지는 강이나 호수도 아름답다. 그냥 들판이면 어떠랴. 산꼭대기에서 지는 해를 만나는 것도!.. 2020. 12.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