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태그의 글 목록
[명시 산책] 비센테 알레익산드레 <장미>
장미 난 안다. 여기 내 손에 너, 차가운 장미를 갖고 있음을. 태양의 나약한 광선이 나신으로 네게 도달한다. 네게서 냄새가 난다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 순간 나를 속이는 너의 차디찬 냉혹함은 어디로부터? 아름다운 비밀 왕국 그곳으로부터 넌 자신의 향기를 퍼뜨린다 행복에 겨운 네 유일한 공기들, 불들, 향수들이 하늘에 침입하기 위해서? 아, 거기엔 네가 도취되는 천국의 창조물만이 있구나! 하지만 이곳에는 차가운 장미, 네가 움직임 없이 비밀스레 있다. 네 형상이 꾸며놓은 창백한 작은 장미. ― 비센테 알레익산드레 (스페인, 1898-1984) 【산책】 장미의 계절이다. 곳곳에 장미가 피어 있다. 아파트 담벼락에도, 부잣집 정원에도, 관공서에도, 공원 한 편에도, 도로 갓길, 버스정류장에도. 예전에는 ..
2020.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