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시#창작시#1 江, 너머 저편 죽은 새들이 날아와 앉는다 강 저편으로부터 썩은 바람이 분다 강은 모든 것을 나누고 나머지를 데려온다 늙고 삭고 버려진 것들 강 건너 저편을 무엇이라고 부르는가 흰 나비 떼들이 떨어진다 하늘 중턱으로부터 낙원에 도달하기 전 새하얗게 발에 밟힌다 발은 맨발이어야 한다 나비 비늘로 분칠하고 순결해지는 사람들 그들의 신체에서 발이 가장 환하다 졸음이 온다 미래가 온다 한 번도 꿈꾼 적 없는 과거가 착색된다 꿈에서 나는 솔로몬 왕이다 생시에는 고치 속 벌레다 배춧잎에 매달려 0.1mm를 달린다 강 건너 저편 새, 바람과 나비 알 수 없는 것들과 만난다 사람의 몸은 더 깊은 잠에 든다 잠의 폭력에 생을 박탈당한다 게으른 자가 빈손으로 죽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새가 되어 날아오르는 것은 상서로운 일이다 그들만이 강.. 2020. 5.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