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학#간척지#썩어가는 물#1 이윤학 <간척지> 간척지 내 가슴속에는 수문이 있다 내 가슴을 가로질러가는 방파제 위로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덤프트럭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겨울의 한낮, 방파제 아래에 앉아 한가로이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는 수문 위로 올라가 만조의 바다를 바라보곤 한다 민물도 갯물도 아닌 넓은 웅덩이를 차지한 썩어가는 물, 아직도 아무것도 살지 못하는 버려진 간척지, 내 가슴속의 웅덩이의 물은 출렁거리고 있다 이걸 어떻게 퍼낼까 이걸 우려내는 데 얼마나 많은 날들이 필요할까, 그것이 가능한 일이기나 한 건가 내 가슴속의 수문은 열리지 않는다, 나는 끝없이 흘러 고이는 물을 가둬두고 있다 ―이윤학 【산책】 가슴속에 흐르지 못하는 물이 있다. 흘려 내보지는 못하고, 자꾸 밀려들기만 한다. 수문이 있지만 늘 잠겨 있다. 밖으로 나.. 2020. 7.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