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짧은 연애#배신#상처#결혼#눈#뒷길#광화문#시청#돈화문#불안#겸손#믿음#통찰력#처녀#신부#1 [창작 시] 짧은 연애 짧은 연애 1 몇 번의 연애와 배신과 상처에 지쳐갈 쯤 그대를 만났네 그해 겨울은 눈이 퍼부었네 비틀, 비틀대며 위태롭게 경복궁 돈화문 창경궁 광화문 뒷길을 걸었네 눈 속에 파묻힐까 그대 품에 파고들었네 키가 크고 코트 자락이 바닥에 쓸리던 남자 뒤에 숨어 옛 기억을 잠시 잊었네 내리는 눈이 먼 곳으로 데려갔네 여러 사람 앞에서 축하받는 날 그대는 빈손으로 찾아왔네 기뻤네 사람들 사이에 그대가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대와 몰래 파티장을 빠져나와 밤길을 걸었네 마지막 전철을 타려고 시청역 코인락커 앞에 멈췄네 그대가 건네는 열쇠로 함을 열었을 때 거기, 수줍은 들국화 한 묶음 놓여 있었네 쑥스러워하는 소년이 내 곁에 서 있었네 2 무작정 걷기만 했네 돈화문 뒷길 눈이 없던 가을날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네.. 2020. 6.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