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에르노#부끄러움#노벨 문학상#가족#고향#사회#문화#종교#예의1 아니 에르노 <부끄러움> 부끄러움 La Honte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6월 어느 일요일 정오가 지났을 무렵, 아버지는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다.” 소설의 첫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말다툼 끝에 밥상머리 앞에 앉았지만 “어머니는 연신 아버지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아버지는 창가 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식탁에 묵묵부답 앉아 있었다. 그러나 돌연 발작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숨을 가쁘게 내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탁한 목소리로 악을 쓰고는, 내가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붙잡고 식당으로 질질 끌고 나왔다.” “어두컴컴한 지하실에서 아버지는 어머니의 어깨인지 목덜미인지를 틀어쥐고 있었다. 아버지 손에는 나무둥치에 박혀 있던 전지용 낫이 들려 있었다.” 나는 “아빠가 내 불행을 벌어.. 2023. 9.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