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빠스제르나끄#의사 지바고#1 보리스 빠스제르나끄 <가을> 가을 내 집 식구들 각기 떠나보내고, 가까운 사람들 모두 오랫동안 흩어져 있으니, 가슴과 자연 속의 모든 것은 일상의 고독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이제 여기 오두막집엔 당신과 나 숲속에선 인적이 드물어 사막인 양하고 옛 노래에 있듯이 샛길과 조그마한 행길은 반쯤 잡초로 무성하였다. 이제 수목으로 덮인 벽들이 슬픔에 잠긴 우리 둘만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뛰어넘지 못할 운명의 장벽, 우리는 공공연히 파멸해 가리라. 우리는 한 시에 자리에 앉아 세 시면 일어나고, 나는 책을 읽고 당신은 수를 놓는다. 새벽 무렵엔 우리가 언제 키스를 그만둔 지 알아채지 못하리라. 좀더 멋지게 분방하게 나뭇잎이며, 소란피워라, 흩날려라. 그리하여 어제의 고배苦杯의 잔에 오늘의 우울이 넘치게 하라 애착, 동경, 매력이여! .. 2020. 6.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