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의 이야기 12#한강#슬픔#물기#단단#1 한강 <몇 개의 이야기 12> 몇 개의 이야기 12 어떤 종류의 슬픔은 물기 없이 단단해서, 어떤 칼로도 연마되지 않는 원석(原石)과 같다. ―한강 【산책】 도대체 어떤 슬픔이기에 물기 없이 단단한 것일까? 도대체 어떤 슬픔이기에 어떤 칼로도 깎이지 않는 것일까? 대개 슬픔이라고 하면 눈물을 떠올리고, 물기가 많고, 축축한 느낌인데 이 시의 슬픔은 빠짝 마르고, 단단하다. 어쩌면 마음속에 돌이 들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슬픔이라는 이름의 돌. 단단하고 깨지지 않는 돌. 외과 수술을 해서 심장을 가르고 돌을 수술용 칼로 깎고 자른다. 그러나 이 단단한 슬픔의 돌은 칼날을 허락하지 않는다. 눈물도 없는 슬픔, 도대체 이 슬픔은 어디서 온 것일까. 만약 이 슬픔이 없어지려면 몇 년이 걸릴까. 수십 년 혹은 평생! 마음속에 슬픔이, 지워지.. 2020. 6.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