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여자1 [창작 시] 우리는 바다로 갔다 우리는 바다로 갔다 우리는 언젠가 그곳으로 갔다 비가 오고 있었고 날씨가 맑았다 우리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고 흐린 날의 시간들은 대체로 청명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는 재료 소진으로 입장할 수 없었고 갈매기가 앉은 테라스에 서서 바다를 향해 사진을 찍었다 사진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기에 우리가 그곳에 다녀왔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어쩌면면 우리가 알고 있던 머릿속 바다가 풍경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여자는 한 남자와 함께 그곳으로 갔고 사람들은 여자의 남자를 알지 못했다 그 남자는 세상에서 지워진 남자인지도 모른다 그 남자가 찍은 사진에는 바다가 한귀퉁이 들어와 있었다 여자의 치맛자락처럼 거대한 바다의 끄트머리 파도와 거품이 살짝 보였을 뿐이다 자동차 안에서 헨델의 피아노곡을 들었다 처음 듣는 곡이어서 .. 2023. 4.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