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빈집#밤눈#입 속의 검은 잎#죽은 구름#이 겨울의 어두운 창문#기억할 만한 지나침#1 기형도, 갇힌 꿈, 닫힌 방의 끝은... 시인 기형도는 1960년에 태어나 1989년에 죽었다. 우리 나이로 서른에 세상을 떠났다. 종로의 한 심야극장에서 뇌졸중으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의 죽음에 대해서는 참 말이 많았다. 젊디젊은 나이에 갑작스런 죽음이었으니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하였다. 일각에서는 그 극장이 심야에 게이들이 모이는 극장이라 하여 기형도에게 은밀한 비밀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프레임을 씌우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의 유고시집 에 실린 를 보면 그가 열 살 때 이미 아버지가 중풍, 즉 뇌졸중으로 여러 해 동안 앓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기울어진 가계는 어머니와 공장에 다니는 누이가 겨우겨우 지탱해 가고 있었다. 학교 월말고사에서 상장을 받고 반장을 할 정도로 영특한 시인은 담임선생님께 가정방문을 오지 말라고.. 2021. 10. 17. 이전 1 다음